국방부 기자실 폐쇄… 기자들 밤샘농성

  • 입력 2007년 12월 17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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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전원-난방 끊고 청사출입증 사용금지 조치

정부의 이른바 ‘취재지원시스템 선진화 방안’이라는 취재통제조치에 따라 국방부가 16일 0시를 기해 서울 용산구 신청사 1층의 기사송고실을 폐쇄했다.

이에 대해 출입기자들은 국민의 알 권리와 취재 자유를 침해하는 중대 사태로 규정하고 철야 농성을 벌였다.

국방부는 15일 오후 11시 58분 홍보관리관실 관계자 2명을 기사송고실로 보내 “이미 공지한 대로 16일 0시부터 기사송고실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출입기자들은 즉각 나가 달라”고 요구했다.

국방부는 이어 기사송고실의 모든 전원과 난방을 차단하는 한편 기자들에게 발급했던 청사 출입증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5일부터 인터넷망이 끊겼던 기사송고실은 전원마저 차단됨에 따라 기능이 사실상 마비됐다.

15일 오후 10시경부터 기사송고실에 모여 있던 출입기자 18명은 “정부의 취재통제안에 따른 기사송고실 강제 폐쇄는 명백한 언론 탄압”이라며 강력하게 항의한 뒤 촛불을 켠 채 철야 농성에 돌입했다. 출입기자들은 난방이 끊긴 기사송고실에서 각자 준비해 온 방한복과 모포 등을 덮어 쓰고 취재와 기사 작성을 하며 밤을 새웠다.

국방부 측은 화재 위험이 있다며 촛불을 꺼 줄 것을 요구하는 등 출입기자들과 가벼운 실랑이를 벌였지만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국방부는 출입기자가 청사 밖으로 나가면 기사송고실로 다시 들어가지 못하도록 헌병을 청사 입구에 배치했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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