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 작품을 입다…포장상자에 명화입히는 아트 마케팅 붐

  • 입력 2007년 8월 18일 03시 01분


‘포장이 예술이네!’

최근 백화점이나 대형 마트, 슈퍼마켓에 가면 유명 화가의 그림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기업들이 제품의 포장이나 선물세

트 상자, 쇼핑백 등에 명화(名畵)를 담아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부각하고 있다.

이는 최근 새로운 소비 계층으로 부상하고 있는 ‘아티젠(Arty Generation)’을 겨냥한 예술 마케팅의 하나다. 아티젠은 예술을 담은 디자인 상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을 가리

키는 말.

홈플러스는 추석을 앞두고 LG생활건강, 애경, 유니레버 등 6개 생활용품 업체와 손잡고 10가지 추석 선물세트의 상자와 쇼핑백에 명 화를 입혔다. 모네의 ‘수련’,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에’, 몬드리안의 ‘구성’ 등이 그것.

홈플러스 일상용품팀 김진국 과장은 “소비자들은 명절 선물용으로 저가(低價) 이미지를 풍기는 생활용품보다 신선 식품이나 건강식품을 선호한다”며 “생활용품 선물세트 상자를 캔버스처럼 꾸며 고급스러움을 더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마트도 추석을 겨냥한 명화 선물세트를준비 중이다. 와인 전문 수입회사인 길진인터내셔널과 함께 고흐의 ‘해바라기’가 그려진 와인 상자를 만들었고 신송식품의 올리브유와 포도씨유 선물세트에는 밀레의 ‘건초를 묶는 사람들’ 등을 그려 넣었다.

동서식품은 추석용 맥심커피 선물세트 상자 왼쪽 상단에 티소의 ‘피크닉’, 고흐의 ‘밤의 카페테라스’ 등을 넣었다.

애경이 최근 선보인 케라시스 비누는 포장에 클림트의 ‘여자친구들’, ‘부채를 든 여인’, 고흐의 ‘아이리스’ 등이 들어 있다. 저렴한 생필품으로만 인식되던 비누 상자에 명화

를 접목해 고급스러움을 부각한 셈이다.

해태제과는 올해 5월부터 ‘오예스’ 상자뒷면에 심명보 작가의 장미 그림 ‘패션 포 더 뉴 밀레니엄’을 인쇄했다. 소비자가격이 3200원인 오예스 한 상자에는 작품 원본의 3분의 1씩 인쇄돼 있어 세 상자를 잇달아 연결하면 한 작품 전체를 감상할 수 있다.

해태제과는 심 작가에게서 이 작품을 5억원에 구입해 판권까지 양도받아 오예스 포장지에 활용했다고 밝혔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올해 6월부터 일러스트레이터 조르디 라반다가 디자인한 쇼핑백을 사용하고 있다. 이 백화점 김기홍 판촉팀장은 “예술이 담긴 쇼핑백을 통해 패션 트렌드를 선도하는 백화점의 이미지를 표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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