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1기 국수전…지독한 싸움바둑

  • 입력 2007년 8월 9일 03시 01분


김지석(18) 4단은 다섯 살 때부터 ‘바둑 신동’으로 이름을 날렸다. 그는 이후 조훈현 9단의 내제자가 되면서 바둑계의 기대를 잔뜩 모았다. 그러나 입단(2003년)도 기대보다 늦은 편이었고 입단 후에도 뚜렷한 성적을 보여주지 못했다. 한때 팬들의 뇌리에서 ‘별 볼일 없는’ 기사로 전락했다. 그 이유에 대해 그는 “놀기 좋아하는 성격 탓”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마음을 다잡고 공부에 전념한 그는 올해 날아오르기 시작했다. 이 바둑 전까지 42승 11패로 다승 5위.

그는 곱상한 외모와는 달리 지독한 싸움바둑이다. 그와 대국하면 드잡이를 각오해야 한다.

출발은 여유로웠다. 백 6과 흑 9의 마늘모가 느긋한 수. 그러나 초반의 평화는 흑 11로 순식간에 깨졌다. 한 걸음 덜 갔으면 계속 평화로웠을 터. 김 4단이 즉각 백 12로 뛰어들면서 국면의 흐름이 급격해졌다.

흑 17로 참고도 흑 1처럼 끊고 싶은 충동이 들지만 백 6까지 흑이 무리. 백 20으로 잇는 수가 정수. 잇지 않고 늘면 계속 밀려서 좋지 않다.

백 34까지 전투가 전판으로 확대될 조짐이다. 쉽게 끝나지 않을 싸움이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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