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도 파리소 교수 “세계적 연주자들 몰려… 평창 웃으세요”

  • 입력 2007년 8월 6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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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에서 강원도까지 오는 데 차가 막혀 8시간이나 걸렸어요. 고속도로에서 빠져나와 굽이굽이 산길을 오다 보니 너무 아름답더군요. 대관령은 역시 원더풀입니다.”

강원 용평리조트에서 매년 열리는 대관령음악제에 1회부터 참석해 온 첼로의 거장 알도 파리소(85·미국 예일대 교수·사진) 씨. 그는 9∼26일 열리는 4회 대관령음악제에도 어김없이 나타났다. 특히 이번에는 그의 이름을 딴 ‘제1회 알도 파리소 국제첼로콩쿠르’가 3일 개막해 5일 세르비아 출신 마야 보그다노비치를 우승자로 선정했다.

“대관령음악제는 참가자들의 음악적 수준이 높습니다. 한국은 작은 나라인데도 음악적 재능을 가진 학생이 많아요. 그래서 제 이름을 딴 국제콩쿠르를 만들었습니다.”

그는 1958년부터 예일대 음대에서 교수로 재직해 오며 50여 년간 첼리스트를 길러 냈다. 뉴욕 필과 발라-로보스의 ‘첼로 협주곡’을 초연한 것을 비롯해 베를린, 런던, 파리, 뮌헨필하모닉과 협연해 온 첼로의 거장이기도 하다.

이번 콩쿠르 본선에는 세계에서 온 17명(한국인 2명)이 참가했으며 우승자는 3만 달러와 뉴욕 카네기홀 독주회 등 다양한 연주 기회를 제공받는다.

그는 “연주자의 인생은 한 번의 콩쿠르로 결정될 수 없으며 콘서트를 통해 꾸준히 명성을 높여 가야 한다”고 말했다.

콩쿠르가 열리는 연주회장 로비에는 그가 그린 그림 5점도 전시됐다. 화려한 색감이 인상적인 이 그림은 세종솔로이스츠(예술감독 강효)의 연말 자선음악회 경매에 부쳐져 장학금으로 쓰일 예정이다.

그는 “24시간 음악만 할 수 없기 때문에 40년 전부터 그림을 그렸으며 작품번호가 2500번이 넘은 뒤로는 작품 세는 걸 포기했다”고 말했다.

대관령음악제는 세종솔로이스츠의 개막 연주회(9일)를 시작으로 26일까지 바이올리니스트 김지연, 백주영, 다케자와 교코,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오닐, 첼리스트 지안왕, 정명화, 소프라노 유현아, 멀티미디어 아티스트 노먼 페리먼 등이 무대를 펼친다.

파리소 교수는 “평창이 동계올림픽 유치에 실패했지만 세계적 수준의 연주자들이 대관령음악제에 몰려들고 있으므로 평창의 미래는 밝다”며 활짝 웃었다.

대관령=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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