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증만 10여 종 ‘억척 아줌마’ 장재필 씨

  • 입력 2007년 7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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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여직원으로는 처음 기능장(금속재료)을 취득한 장재필 대리는 10여 종의 국가 및 민간 자격증도 갖고 있다. 사진 제공 포스코 포항제철소
포스코 여직원으로는 처음 기능장(금속재료)을 취득한 장재필 대리는 10여 종의 국가 및 민간 자격증도 갖고 있다. 사진 제공 포스코 포항제철소
“평생직업 시대에는 전문기술이 힘이라고 봐요.”

포스코 포항제철소 품질관리부 재질시험과에 근무하는 장재필(35·여) 대리가 최근 한국산업인력관리공단이 주최한 자격시험에서 ‘금속재료 기능장’을 취득했다.

포스코 포항과 광양제철소에 근무하는 기술자 가운데 제강이나 용접 등 분야별로 기능장에 오른 사람은 2241명이지만 여성 기능장이 배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경북 포항여고를 졸업하고 1989년 행정직원으로 포항제철소에 입사한 장 씨는 지난해 9월 기술 분야로 옮겨 첫 응시에서 기능장을 따냈다.

장 씨는 “철강기업에 근무하면서 지원 부서인 행정직보다는 직접 철강제품 생산과 관련 있는 일을 해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장 씨가 맡은 업무는 전자현미경을 통해 철강에 사용되는 금속 중 불순물을 가려내는 것. 섬세한 작업이어서 적성에 맞을 것 같은 느낌에 과감하게 지원했지만 주위에서는 ‘잘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도 적지 않았다.

그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산업안전기사와 한식조리사, 영양사, 정보보안관리사 등 10여 종의 국가 및 민간 자격증을 땄을 정도로 다부지다.

초등학생인 두 아들을 키우는 주부인 장 씨는 매일 오전 6시부터 아이들이 일어나기 전까지와 밤에 아이들을 재운 뒤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의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공부를 했다.

그는 “직장생활을 바탕으로 평생직업을 준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며 “기능장에 만족하지 않고 포항제철소가 세계 최고의 철강제품을 만드는 데 보탬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포항=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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