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음색 볼륨 터치… 카리스마는 살아있다

  • 입력 2007년 4월 9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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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만에 내한한 피아니스트 마르타 아르헤리치(오른쪽). 왼쪽은 이토 교코. 사진 제공 크레디아
13년 만에 내한한 피아니스트 마르타 아르헤리치(오른쪽). 왼쪽은 이토 교코. 사진 제공 크레디아
13년 만에 내한한 아르헨티나 피아니스트 마르타 아르헤리치(66). 8일 오후 서울 LG아트센터 무대에 선 그의 겉모습은 많이 달라져 있었다. LP 시절부터 트레이드 마크였던 긴 머리는 하얗게 변했지만, 세월의 흐름은 그의 카리스마를 바꾸지 못했다. 내한 직전까지 공연의 성사 여부와 프로그램에 대해 여러 말이 돌았지만, ‘아르헤리치와 친구들’은 연주회장을 가득 메운 청중에게 반가움과 만족감을 선사해 주었다.

20년이 넘게 독주 무대를 열지 않았음에도 그의 번쩍이는 음색과 우렁찬 볼륨은 실내악에서도 여전했다. 그의 개성은 오히려 ‘여럿이 하나 되기’에서 잘 드러났다. 첫 곡으로 연주된 모차르트의 네 손을 위한 소나타에서 그는 날카롭고 탄력 있는 터치와 절묘한 루바토(연주자 나름의 해석)를 선보이며 악곡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친구이자 벳푸 페스티벌 프로듀서인 이토 교코(피아노)도 이 분위기에 동화되며 음악적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냈다.

이날 하이라이트인 슈만의 피아노 5중주는 아르헤리치의 원숙미와 작곡가에 대한 애정이 고루 묻어나는 연주였다. 슈만 특유의 화사한 멜로디와 다양한 색채의 화성, 낭만적 열정에 이르기까지 그와 현악 주자 네 명은 솔직담백한 감성으로 정(靜)과 동(動)을 오가며 탁월하게 그려냈다. 한국, 일본의 아시아인과 아르헨티나인의 기질은 서로 충돌하지 않고 기분 좋게 음악적 조우에 성공했다.

아르헤리치의 이름이 걸린 음악회여서 그가 나오지 않는 연주에서 청중의 집중력이 다소 떨어질 수도 있었다. 그러나 헨델-할보르센의 파사칼리아와 도흐나니의 삼중주를 연주한 김의명 이성주(이상 바이올린), 요시코 가와모토(비올라), 정명화(첼로) 씨는 열띤 긴장과 함께 작품의 디테일을 세밀하게 살려낸 완성도 높은 해석으로 청중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김주영 피아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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