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시점, 즉 타이밍을 맞추기 위해서 날씨나 경제 같은 요소는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접근하는 것이 보편화되었습니다. 그러나 자신에 대한 운의 때를 알려고 할 때에 점술에 의지하는 일은 예나 지금이나 비슷합니다.
우리나라 점술 시장이 날이 갈수록 더욱 커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성직자들은 늘 강조합니다. 운동 경기에서 잘 치고, 잘 차고, 잘 막는 절묘한 타이밍은 노력, 즉 자신의 담금질에서 오듯이 인생에서 운의 타이밍도 담금질의 결과임을 기회 있을 때마다 일깨우는 것입니다. 일체 유정과 무정은 담금질에 의해 생명을 부여받고 그 가치와 향기를 드러낼 수 있음을 되새겨 보는 것입니다.
세계적인 잡지 ‘타임’의 여성 최고경영자(CEO)인 앤 무어라는 분은 “실패가 없는 건 그만큼 노력하지 않았다는 증거”라며 “신이시여, 나에게 더 가혹한 실패를 주소서!”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동양의 고전인 채근담에도 “하늘이 나에게 복을 박하게 준다면 나는 내 덕을 두터이 하여 이를 맞이하며, 하늘이 내 몸을 수고롭게 한다면 나는 내 마음을 편안하게 하여 이를 보충하고, 하늘이 내 경우를 곤란하게 한다면 나는 내 도를 다하여 이를 통하게 할 것이니 하늘이라도 나를 어찌할 수 있겠는가!”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이들의 용기 앞에 나는 솔직히 부끄럽습니다. 한 해가 시작되는 음력 정월입니다. 시작을 점술에 맡기면 결과도 점술에 의지하게 됨을 꼭 기억해야 합니다. 점술에 의지하면 자신의 인생에서 주인공을 잃어버린 셈이니 이를 두고 “헛살았다”고 합니다. 헛살고 있는 중생들은 언제나 심신이 무겁고 불안합니다. 왜 그럴까요. 그것은 담금질은 생각지 않고 절묘한 타이밍만 꿈꾸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지혜로운 이는 언제나 심신이 가볍고 편안하여 여유롭답니다. 그것은 과정에 혼신을 다하되 그 결과에 대해서는 마음을 비워 버리기 때문입니다.
관 암 스님·대구 불광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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