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두사터 철 당간 장식은 꽃봉오리?…이순우 씨, 새 사료 발굴

  • 입력 2007년 2월 21일 02시 58분


‘용머리인가, 꽃봉오리인가.’

국내 최고(最古)의 철제 당간(幢竿·사찰 앞에 깃발을 걸어 두는 장대)인 충북 청주시의 국보 41호 용두사 터 철당간(고려 962년 작). 이 당간 맨 위쪽의 장식물이 용머리(龍頭·용두)가 아니라 꽃봉오리(寶珠·보주)였을 가능성을 보여 주는 기록이 나왔다.

용두사 터 당간은 30개의 철제 원통을 쌓아 만든 것이지만 19세기에 위쪽의 원통 10개와 장식물이 사라져 버린 상태. 전문가들은 그동안 이 당간의 장식물을 용머리 모양으로 확신해 왔다. 미니어처 당간이라고 할 수 있는 국보 136호 용두보당(龍頭寶幢·고려)에 용머리 장식이 있는 데다 보물 1410호인 용머리 모양 당간 장식(통일신라)도 발견됐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순우 우리문화재자료연구소장이 새로운 사료를 찾아냈다. 일본인 와다 유지(和田雄治)의 ‘충청북도 청주의 철당(鐵幢)’(‘역사지리’ 1912년 7월호)과 오쿠마 온보(大熊春峰)의 ‘청주연혁지’(1923년)에 ‘장식물이 언제 없어졌는지는 모르지만 보주 모양의 장식물이 있었다고 한다’는 기록과 함께 관련 그림이 수록돼 있다는 것이다. 이 기록은 실물을 확인한 것이 아니라 전해 들은 것이어서 그 내용에 대해 정확한 고찰이 필요하지만 용두사 터 철당간의 원형을 가늠하게 해주는 중요한 사료임에는 틀림없다.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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