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나를 미치게 하는 것들

  • 입력 2007년 2월 10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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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미치게 하는 것들/함정임 지음/256쪽·9800원·푸르메

자극적인 제목의 속내는 ‘나를 미치도록 들뜨게 하는 것들’일 테다. 조용하고 차분한 소설 톤 속에 강렬한 열정을 담았던 소설가 함정임 씨가 새 에세이에서 발랄한 삶의 모습을 자유롭게 풀어놓았다.

빨래를 널다가, 글을 쓰다가 바라본 하늘, 홍익대 앞 피카소 거리의 그로테스크한 벚나무, 매일 새벽 운동장에 나가 축구공을 차면서 울고 웃는 남편…. 누구나 만났을 법한 일상이 들뜨도록 삶에 힘을 준다는 것을 저자는 상큼한 산문을 통해 일깨운다. 오랜만에 만난 가족들, 오랫동안 정을 나눠 온 문우들도 그의 삶을 이루는 큰 부분이다. 막내오빠 방에서 찾아낸 도어스와 레드 제플린의 LP판들부터 백제의 왕비가 쓰던 발받침까지, 저자의 삶을 생기 있게 만드는 것들은 다양하다. 책을 읽다 보면 문득 책상 아래 굴러다니는 펜마저도 소중하게 보인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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