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꾼 삶의 기록-자서전 30선]<3>잭 웰치·끝없는 도전…

  • 입력 2007년 2월 8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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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GE를 경영하면서 가장 관심을 기울인 것은 능력 있는 사람을 핵심 역량으로 만드는 것이었다. 나는 최고의 인재를 가장 적절한 위치에 배치하고 그를 지원하는 것이 내가 해야 할 일의 전부라고 믿었다.》

‘CEO의 전설’이 말하는 인재경영

“CEO는 정말 골치 아픈 직업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재미있는 일은 없다.”

잭 웰치는 제너럴 일렉트릭(GE) 최연소 회장으로 부임한 후 20년간 GE의 시가총액을 40배로 키워놓은 전설적인 경영자이다. 그는 GE를 오늘날 ‘경영사관학교’라는 별칭을 얻게 하며 세계적인 기업들의 최고경영자(CEO) 공급처로, 또 세계 초우량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만들었다.

‘잭 웰치·끝없는 도전과 용기’는 잭 웰치가 GE를 은퇴하면서 최초로 집필한 경영지침서이자 회고록이다. 관료적이고 보수적이었던 GE를 변모시켜 기업의 시장가치를 120억 달러에서 4500억 달러로 끌어올린 잭 웰치의 경영 철학에 대해 다른 사람이 쓴 책은 많이 나와 있다. 그렇지만 그 자신이 살아온 인생과 기업경영에 관해 직접 쓴 것으로는 이 책이 처음이다.

이 책에는 잭 웰치가 GE의 조직 체질을 바꿔가며 추진했던 수많은 혁신 사례들이 일화 위주로 실감 나게 소개되어 있다. 특히 1990년대 들어 그가 주장했던 4가지 이니셔티브, 즉 ‘6시그마’, ‘세계화 전략’, ‘서비스 사업 개발’, ‘e비즈니스로의 전환’ 등은 이미 경영학계의 정설이 된 실천 경영 사례로 많은 독자들에게도 익숙하다.

이 책은 딱딱한 경영지침만을 열거하지 않는다. 잭 웰치 개인의 가족 이야기부터 경영의 성공담과 실패담까지가 때로는 흥미진진하게, 때로는 실감나게 그려진다. 어릴 적 말더듬는 버릇으로 인해 소심했던 웰치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었던 어머니의 이야기라든지, 일중독에 빠져 첫 번째 부인과 이혼하고 이후 재혼하게 된 사연 등은 어려웠던 시절의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내준다.

그런가 하면 1700여 건의 인수합병을 성사시키는 과정에서 ‘키더 피보디(Kidder Peabody)’ 인수가 실패로 판명된 것이나 ‘허니웰(Honeywell)’ 인수가 무산된 데 대해 잘못을 인정하고 후회하는 대목도 나온다.

하지만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웰치의 인재 경영 방식이다. 잭 웰치는 “안타를 잘 치는 10명의 선수보다 홈런을 치는 1명의 선수를 키워라”라고 주장하며 5년간 무려 11만 명이나 되는 인원을 감축해 ‘중성자탄 잭’이라는 씁쓸한 별명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일단 가능성이 보이는 핵심 인재에게는 아낌없는 지원과 믿음을 쏟았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가능성은 무한하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오직 깊은 우물에 호스를 대는 것뿐이다”라고 말한 그는 핵심 인재 중심의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기업 문화를 만들며 직원들에게 최대한의 자율성을 부여했다.

이렇듯 잭 웰치 본인의 카리스마 넘치고 대담한 성격을 그대로 닮은 그의 삶과 경영법이, 반드시 모든 환경과 기업에 그대로 적용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그가 제시하는 지침들을 거울삼아 더욱 의미 있는 인생과 혁신적인 경영 사례를 만들어가는 것은 결국 이 책을 읽고 실천을 다짐하는 모든 독자의 몫일 것이다.

최효진 HR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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