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150>不虞之譽, 求全之毁

  • 입력 2007년 1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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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살다보면 성실하게 일을 잘하려다가 잘못될 수가 있고, 그렇게 잘하려는 것이 아니었는데 결과가 우연히 좋을 수가 있다. 이런 경우에 결과만으로 사람을 판단한다면 공정하지 않다.

‘不虞之譽(불우지예), 求全之毁(구전지훼)’라는 말이 있다. ‘虞’는 ‘헤아리다, 생각하다’라는 뜻이며 ‘譽’는 ‘명성, 명예’라는 뜻이다. ‘求’는 ‘구하다’라는 뜻이다. ‘懇求(간구)’는 ‘간절히 구하다’라는 말이고, ‘求職(구직)’은 ‘직장을 구하다’라는 말이다. ‘懇’은 ‘간절하다’라는 뜻이며, ‘職’은 ‘일, 직무’라는 뜻이다. ‘全’은 ‘모두, 전체’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求全’은 ‘전체를 구하다, 모든 것을 구하다’라는 말이 된다. 이는 곧 ‘완전을 추구하다’라는 말이다.

‘毁’는 ‘헐다, 상처를 입히다, 상처’라는 뜻이다. ‘毁損(훼손)’은 ‘상처를 입혀서 손해를 끼치다’, 혹은 ‘헐고 무너지다’는 뜻이다. 명예가 ‘毁損’됐다면 앞의 뜻이고, 건물이 ‘毁損’됐다면 뒤의 뜻이다. ‘損’은 ‘잃다, 손해를 보다, 무너지다’라는 뜻이다. ‘毁謗(훼방)’은 ‘상처를 주어 방해하다’ 혹은 ‘상처를 주어 비방하다’라는 말이다. ‘謗’은 ‘헐뜯다, 비방하다’라는 뜻이다. 이상을 정리하면 ‘不虞之譽, 求全之毁’는 ‘생각지도 않았는데 얻어지는 명예가 있고, 완전하게 하려다가 상처를 입는 경우도 있다’라는 말이 된다.

노력 끝에 얻은 명예는 존중받아 마땅하다. 이런 명예를 존중해 줘야만 노력하는 자세가 인간의 미덕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그러나 그다지 노력하지 않았는데 생기는 명예는 우리가 그리 부러워할 대상이 되지 않는다. 이와 달리 완전을 추구하기 위해 성실하게 노력했는데 결과적으로는 상처만 입게 되는 경우가 있다. 우리는 이런 사람도 역시 존중해 줘야 한다. 노력하는 자세는, 결과와 상관없이 고귀하기 때문이다.

허성도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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