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토크]여자를 유혹하는 샴페인 “카사노바의 무기였구나”

  • 입력 2006년 12월 9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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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릴린 먼로는 ‘이것’을 자주 마셨고 한 번 목욕하는 데 350병이나 사용하기도 했다. 경제학자 존 케인스는 눈을 감기 직전 “단 한 가지 후회되는 일은 ‘이것’을 더 마시지 못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카사노바는 여자를 유혹할 때 ‘이것’을 무기로 사용했다.

‘이것’은 샴페인이다.

샴페인은 기포가 주는 짜릿함과 청량감, 풍부한 과일향과 단맛을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와인이다. 750mL 한 병에 2억5000만 개의 기포가 들어 있다. 풍부한 거품과 기포 때문에 와인과 전혀 다른 술로 받아들여진다.

17세기 후반 돔 페리뇽이란 수도사에 의해 탄생한 샴페인은 프랑스 샹파뉴(영어로 샴페인) 지방에서 ‘샹파뉴 방식’으로 만든 것만을 말한다. 보르도 지역에서 샹파뉴 방식으로 만들면 ‘크레망’, 알자스 지방에서는 ‘크레망 달자스’라고 부른다. 샹파뉴 방식이란 병 속에서 와인을 2차 발효시키는 것.

샴페인을 만들려면 우선 화이트와인을 만든다. 이어 화이트와인 병에 당분과 효모를 투입한다. 그러면 병 속에서 발효가 한 번 더 일어난다.

샴페인은 크게 생산 연도가 표시된 것과 없는 것으로 나눠진다.

돔 페리뇽 와인 메이커 뱅상 샤페롱 씨는 “특정한 생산 연도를 표시하는 ‘빈티지 샴페인’은 포도 작황이 좋은 해에 만든 샴페인”이라고 설명했다. 10년에 3∼5차례만 생산된다. 여러 연도의 와인을 섞어서 만드는 ‘논 빈티지(NV) 샴페인’은 전체 샴페인 생산량의 85%를 차지한다.

샴페인에 쓰이는 포도는 백포도인 샤르도네, 검붉은 포도인 피노 누아와 피노 뮈니에 등 세 종류. 보통은 두 가지 이상을 섞어 만든다. 백포도만을 사용하는 샴페인은 ‘블랑 드 블랑(화이트로 만든 화이트)’, 반대는 ‘블랑 드 누아(블랙으로 만든 화이트)’라고 한다.

샴페인 이름에 사용되는 ‘퀴베’란 말은 첫 번째 압착에서 얻어진 가장 좋은 포도즙으로만 만들었다는 뜻으로 최고급 샴페인을 의미한다.

▽잠깐!=샴페인을 흔들어 요란한 소리와 거품을 내면 샴페인을 제대로 즐길 수 없다. 샴페인은 차갑게 해서 조용히 열어야 고유의 맛이 난다. 처음에는 샴페인 잔에 3, 4cm 정도 높이로 따라 거품의 색깔과 양을 확인하고 잔의 3분의 2 정도를 채운다. 잔은 목과 손잡이가 긴 ‘튤립형’이나 ‘플루트형’을 쓴다.

이호갑 기자 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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