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자비]무원/부처님 마음으로 새터민 정착 돕자

  • 입력 2006년 11월 23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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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한 TV에서 방송된 새터민(남한 정착 탈북자) 관련 특집 프로그램을 봤다. 종단의 사회부장으로서 새터민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한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해 온 터라 관심이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새터민 교육기관인 하나원과 협력해 새터민에게 템플스테이, 산업현장 견학, 생활필수품 지원 등 작지만 다양한 지원 사업을 해 온 우리 종단으로서는 새터민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있다.

곧 ‘새터민 1만 명 시대’를 맞이한다. 또 중국,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한국행을 준비하는 ‘탈북자’가 수십만 명에 이른다고도 한다. 그러나 우리는 이들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끝 모를 경기 침체로 인심은 각박해지고 갈등과 반목은 심화되는 현실이다. 여기에 북핵 문제로 인한 국제사회의 긴장과 대립 양상은 탈북자뿐만 아니라 남북한 국민에게 위기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러한 국내외 현실에서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새터민에 대한 관심과 지원 또한 미약할 수밖에 없다. 현재 정착하여 살고 있는 새터민 중 33%가 북한에서 처벌이 없다면 다시 돌아가고 싶다는 충격적인 대답이 방송에서 소개됐다.

우리 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새터민에게 호의적이길 기대하기는 어렵다. ‘먹고살기도 바쁜데…’라는 정서가 지배적일 것이다.

우리는 ‘통일’을 ‘노래’한다. 그러나 통일은 ‘노래’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통일은 ‘실천’으로 그 꽃을 피울 수 있다. 지금 우리는 ‘통일꽃’을 피우기 위해 너나없이 고통을 감수하고 새터민을 따뜻하게 안아야 할 시점에 서 있는 것이다.

통일시대를 대비하는 마음으로, 사해동포(四海同胞)라는 마음으로 지금의 고통과 시련을 함께 나누려는 부처님의 자비정신이 절실해진다.

이제 우리는 ‘현우경’에 나오는 가난한 여인 난타가 밝혔던 빈자의 등을 마음속에 밝혀야 한다. ‘중생의 어두운 마음을 밝혀 달라’는 기원의 등을 밝혀 어두운 곳을 밝히고, 어려운 이를 감싸며, 서로를 인정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무원 천태종 사회부장·인천 황룡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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