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갱이되고 갱이 경찰이 되는 영화 '디파티드'

  • 입력 2006년 11월 22일 1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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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든 범죄자든 총질은 마찬가지지."

물론 말이 안 되는 말이지만 이 대사가 나오는 영화 '디파티드'에서 만큼은 경찰이 갱이되고 갱이 경찰이 된다. '디파티드'는 홍콩 영화 '무간도'를 할리우드가 리메이크한 작품. 배우 브래드 피트가 제작하고 '택시 드라이버' '좋은 친구들'의 마틴 스코시즈가 연출했다.

보스턴 경찰은 범죄조직 보스인 프랭크 코스텔로(잭 니콜슨)를 잡기 위해 경찰 빌리 코스티건(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을 갱으로 위장시켜 조직에 들여보낸다. 한편 코스텔로의 '장학생'으로 자란 콜린 설리번(맷 데이먼)은 경찰이 돼 그의 첩자 노릇을 한다. 당연히 두 남자의 격돌은 필연이 된다.

자신이 첩자이면서 상대편의 첩자를 찾아내야 들키지 않고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상황, 러닝타임이 152분으로 길다. 초반에는 좀 지루할 수 있지만 뒤로 갈수록 이중생활을 하는 빌리와 콜린이 목숨을 걸고 벌이는 게임의 팽팽한 긴장감이 살아난다.

초호화판 캐스팅도 이름값을 한다. 눈빛만으로도 상대를 압도하는 잭 니콜슨의 악의 카리스마. 기회주의자인 맷 데이먼의 비열한 카리스마. 그리고 '꽃미남' 이미지는 간 데 없고 거친 남성미 안에 정체성 혼란의 감정을 숨긴 디카프리오가 보여주는 고뇌의 카리스마까지. 세 남자의 힘이 화면을 꽉 채운다. 서로 속고 속이고, 결국 세상에 믿을 사람 하나도 없게 된 결론은 허무하지만, 진리다. 23일 개봉, 15세 이상.

채지영기자 yourca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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