닝하오 감독 “허상에 얽매인 현대인 풍자했죠”

  • 입력 2006년 10월 19일 02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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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영화제 폐막작 ‘크레이지 스톤’ 닝하오 감독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된 중국산 블랙코미디 ‘크레이지 스톤’. 이 작품은 300만 위안(약 3억6000만 원)을 들인 저예산 영화로 상반기 중국에서 2000만 위안(약 24억 원)의 수입을 기록했다. 이 영화의 감독은 29세의 닝하오(寧浩·사진) 씨. 18일 오후 부산 해운대 시네마파크 극장에서 만난 그는 저예산 영화의 감독답게 수수한 차림으로 나타났다.

“저예산 영화라고 다를 바 없습니다. 제작 전 예산을 책정했기 때문에 자금 부족으로 영화를 못 찍는 일은 없었거든요. 하지만 다 찍고 나서 70%만 만족했어요. 다른 감독들도 그렇겠지만 아쉬운 부분은 늘 있나 봐요.”

영화는 중국 충칭(重慶)의 한 공장을 배경으로 보석을 훔치려는 일당과 이를 막으려는 공장 관리인들이 좌충우돌한다는 내용이다. 공장주는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골동품 전시회를 연다. 이 중 가장 비싼 비취를 훔치려는 빈집털이 3인조 도둑이 등장하며 이들과 공장주의 아들 샤오멍, 3인조 도둑의 두목 아내가 얽히고설킨다. 감독은 진짜와 가짜의 무의미한 구분을 비판하고 ‘허상’에 얽매인 현대인들을 풍자한다.

“이전의 제 영화가 난해하다고 해서 이번엔 관객들이 편하게 볼 수 있는 영화를 만들었죠. 지금까지 중국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속도감도 흥밋거리죠.”

부산국제영화제 김동호 집행위원장은 “저예산으로 작품성과 오락성을 동시에 담은 수작”이라고 말했다.

닝하오 감독은 2003년 ‘향’으로 데뷔했다. 그는 다소 거친 외모와 달리 ‘조근조근’한 어투로 말해 감독의 캐릭터가 영화보다 재미있을 것 같다는 인상을 줬다.

“그냥 그래요. 그저 최고의 장면이 나올 때까지 영화를 만드는 감독일 뿐이죠. 인생의 원칙이 있다면 하루에 7시간씩 수면 시간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부산=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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