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영화제 한국스타의 경쟁력…연기력 “YES” 영어실력 “NO”

  • 입력 2006년 10월 19일 02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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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서밋 아시아’의 ‘커튼콜’에 나온 배우 황정민(오른쪽). 사진 제공 아시안필름마켓
‘스타 서밋 아시아’의 ‘커튼콜’에 나온 배우 황정민(오른쪽). 사진 제공 아시안필름마켓
“내 자신에 대한 설명 대신 내가 출연한 영화를 보십시오. 배우로서 할 수 있는 것을 시켜 주신다면 열심히 하겠습니다.”(황정민)

“저는 무용에 소질이 있고 운동 신경도 남다릅니다. 캐나다에서 5년간 산 덕분에 영어도 자신 있어요.”(최여진)

연기 경력 12년의 배우 황정민. 3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너는 내 운명’의 남자 주인공인 그가 신인 시절로 돌아간 듯 해외 영화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자신을 홍보한다. 드라마 ‘투명인간 최장수’, 영화 ‘싸움의 기술’ 등에 출연한 신예스타 최여진은 영어로 자기 소개를 펼친다. 바로 스타를 사고 파는 장터 ‘스타 서밋 아시아’의 현장이다. 과연 황정민과 최여진은 어떤 결과를 얻었을까? 15∼18일 열린 ‘스타 서밋 아시아’에서 가장 빛난 별은 누구일까?

○ 하정우-황정민 ‘관심 집중’

‘스타 서밋 아시아’는 자국 내 인기 스타를 해외 관계자들에게 소개하는 ‘커튼콜’, 아시아 신예 스타 및 젊은 배우들을 알리는 ‘캐스팅 보드 쇼케이스’, 그리고 할리우드에서 활약 중인 아시아 배우들을 위한 ‘아시안 페이스 인 할리우드’ 등 세 부분으로 진행됐다.

행사 후 개별 인터뷰 요청을 가장 많이 받은 배우는 ‘야연’에 출연한 중국 출신 여배우 저우쉰(周迅)으로 총 8건을 기록했다. 한국 배우 하정우가 5건, ‘007 어나더데이’에 출연한 한국계 미국 배우 윌 윤 리가 4건, 장진영이 3건 등의 순이었다.

한국 배우들에 대한 관심은 행사 내내 지속됐다. 황정민에 대해 극찬한 ‘라이온 록’ 프로덕션의 테런스 장 프로듀서는 “마치 모든 연기를 소화해 낼 수 있을 것 같은 카리스마를 가진 배우”라고 평했다. 그러나 여자 배우들에 대해서는 “대부분 외모와 캐릭터가 비슷해 이영애 같은 개성있는 배우를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 해외제작사 참여 적어 한계

비판도 이어졌다. 배우들의 열기에 비해 행사에 참여한 해외 영화 관계자들은 20여 명에 불과했다. 행사장 밖에서 배우들의 정보를 얻기 힘들다는 점도 지적됐다.

해외 영화 관계자들은 배우의 자질보다 감독과 프로듀서 등과의 ‘협업 가능성’을 가늠하는 데 무게를 두었다. ‘미녀 삼총사’ 등을 제작한 프로듀서 테디 지 씨는 “좋은 영화의 조건은 배우와 제작진 간의 화합”이라고 강조했다.

할리우드 진출의 첫 번째 요소로 ‘영어 실력’이 꼽혔다. MK픽처스 로스앤젤레스 지사에서 매니지먼트를 담당하는 재미교포 폴 리 씨는 “할리우드는 제2의 장쯔이(章子怡)나 저우룬파(周潤發) 등을 이을 ‘차세대 글로벌 스타’를 한국 배우 중에서 찾으려 한다”며 “그러나 언어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출연조차 못하는 배우들이 있다”고 안타까워 했다.

부산=김진경 기자 kjk9@donga.com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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