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도 연기 척척 출연료 5000만원…‘마음이…’ 연기犬달이

  • 입력 2006년 10월 19일 02시 54분


26일 개봉하는 ‘마음이…’는 마음이란 개와 어린 남매 찬이(유승호) 소이(김향기) 간의 가족보다 끈끈한 정을 다룬 영화. 당연히 주연 중 하나는 충무로 최초의 ‘연기견’으로 기록될 네 살짜리 암컷 래브라도 리트리버 ‘달이’다. 래브라도 리트리버는 순하고 성실해 시각장애인 안내견이나 마약탐지견으로 자주 활용된다.

영화에서 달이는 금방 눈물을 쏟을 듯한 표정, 어처구니없는 표정 등 훌륭한 내면 연기(?)를 선보였다. 영화사 측에서도 시사회장에 달이를 데리고 나와 달이 ‘스타 만들기’에 열중했다.

국내 각종 경연대회를 휩쓸었던 달이의 주인 김종권 씨는 우연히 인터넷에서 개 주연 영화 제작 사실을 접했고 ‘그걸 할 수 있는 건 우리 달이뿐’이라는 생각에 오디션을 보게 했다고 한다.

그가 밝힌 달이의 연기 비결은 ‘왕성한 식탐’. 주인공 찬이가 기차를 타고 떠날 때 기차를 따라 뛰어가는 장면에서는 김 씨가 닭다리를 들고 기차에 타서 그 냄새를 맡고 따라오게 했다. 그 밖에 많은 장면들이 소시지나 오징어 아이스크림의 힘으로 촬영이 진행됐다.

노숙하는 찬이에게 신문지를 덮어주는 모습은 신문지를 가져오는 동작, 가져와서 엎드리는 동작, 머리를 내리는 동작을 따로따로 연습한 뒤 동작을 연속으로 이어가도록 했다.

주연 ‘여배우’인 달이를 위한 배려도 최고 수준이다. 스타렉스 전용차량에다 자동차 바닥엔 카펫을 깔았고 조용히 쉴 수 있도록 창문에는 커튼을 쳤다. 차량 리모델링 비용만 500만 원이 들었다. 달이는 촬영 분량이 조금만 많아도 다음날 충분히 쉬게 했고 셰퍼드와 벌이는 싸움 장면은 달이의 새끼인 수컷 짱이가 대역으로 연기했다. 단 셰퍼드에게 물리는 장면은 가짜 개 모형으로 찍은 것.

달이는 몸값이 1억 원에 달하는 명견이다. 영화 출연료는 약 5000만 원 선으로 알려졌다. 개 출연료 치고는 많아 보이지만, 달이의 주인 김 씨가 본업인 회사 경영을 포기하고 1년을 꼬박 촬영에 매달려야 했다는 점도 감안됐다.

채지영 기자 yourca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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