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강성범 씨 “베토벤도 배꼽 잡을걸요”

  • 입력 2006년 10월 5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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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네, 지금 제1테마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플루트가 클라리넷에게 멜로디를 슬쩍 패스하는군요!” “앗! 말씀드리는 순간, 호른이 삑사리를 냈습니다. 어처구니가 없군요! 선수가 저런 실수를 하다니요.”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의 ‘형님뉴스’ 코너로 인기를 끌고 있는 개그맨 강성범(사진) 씨가 클래식 해설자로 변신한다. 1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내 세종체임버홀에서 공연되는 ‘진은숙의 아르스노바Ⅱ’의 ‘색(色)다른 베토벤’에서다.

서울시향 상임작곡가인 진은숙 씨가 주최하는 ‘색다른 베토벤’은 베토벤의 작품을 패러디하거나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5개의 현대음악 작품을 선보이는 공연. 연주곡의 대부분이 아시아 또는 한국에서 초연되는 작품이다. 첫 무대에 강 씨가 출연해 미국 작곡가 피터 시켈레(72)의 작품 ‘음악 감상의 새로운 지평’의 해설을 맡는다.

음악 코미디의 고전으로 꼽히는 이 작품은 시켈레가 평생 추구해 온 음악교육 프로그램의 일부. 마치 2006 독일 월드컵의 뜨거웠던 열기를 음악회장으로 가져온 듯 베토벤의 ‘운명 교향곡’을 축구 중계를 하는 식으로 진행한다.

원래 두 사람이 해설하던 것을 강 씨는 특유의 속사포처럼 빠르고 재치 있는 입담을 활용해 혼자 해설하며 관객들의 배꼽을 뺄 계획이다.

“7월에는 모차르트의 오페라 ‘코지 판 투테’의 해설을 맡았어요. 극 중에서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남녀 관계를 쉽게 설명하면서 대중이 클래식 음악에 좀 더 친숙하게 다가가도록 하는 역할이었죠. 이번 작품은 단순한 해설이 아니라 고전음악과 코미디, 축구 중계가 어우러진 현대음악에 참여하는 것이어서 더욱 즐겁게 준비하고 있습니다.”(강 씨)

‘색다른 베토벤’에선 시켈레의 작품 외에도 티엔수 ‘베토벤의 무덤’, 홍성지 ‘베토벤 프리즈’, 브렛 딘 ‘전원 교향곡’, 작곡가 카겔의 영화 ‘루드비히 판’ 등 베토벤의 곡을 바탕으로 만든 곡들이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진은숙 씨는 “서울시향이 정명훈 씨의 지휘로 베토벤 교향곡 연주 대장정을 하고 있는 만큼 베토벤 작품을 소재로 어떻게 고전음악과 현대음악이 소통하는지를 보여 주고 싶다”고 말했다. 1만∼3만 원. 02-3700-6300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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