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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9월 9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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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제일의 명창인 석개는 원래 천한 여종이었다. 얼마나 못생겼던지 ‘얼굴은 늙은 원숭이 같고 눈은 대추씨 같다’는 기록까지 남아 있을 정도다.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던 그는 나물 캐러 산에 가면 노래 한 곡을 부를 때마다 바구니에 자갈 하나씩을 집어넣고 바구니가 가득 차면 노래 한 곡을 마칠 때마다 자갈 하나씩을 꺼내면서 노래만 부르다 날이 저물면 빈 바구니를 들고 돌아오기 일쑤였다. 흠씬 매를 맞고 미쳤다고 따돌림을 당해도 노래 부르는 것을 멈추지 않던 석개는 주인의 눈에 띄어 노래 교육을 받고 명창이 된다.
자신의 실력으로 성공한 사람들에게서 전략, 재능보다 더 눈에 띄는 것은 열정이다. 국문학자인 저자는 음악에 목숨을 건 옛사람 9명의 생애를 통해 열정으로 뜻을 이룬 이들이 지녔던 삶에 대한 남다른 태도를 보여 준다.
김희경 기자 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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