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패션]떴다, 해골패션… 새 아이콘으로 주목

  • 입력 2006년 7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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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골무늬 큐빅이 박힌 티셔츠를 입은 가수 보아. 티셔츠에 달린 체인이 터프하면서도 섹시해 보인다. 사진 제공 SM엔터테인먼트
해골무늬 큐빅이 박힌 티셔츠를 입은 가수 보아. 티셔츠에 달린 체인이 터프하면서도 섹시해 보인다. 사진 제공 SM엔터테인먼트
제품 사진 중 티셔츠는 에드하디, 뒷주머니에 해골이 그려져 있는 미니스커트와 청바지는 G마켓, 해골무늬 블라우스는 시스템 제품.
제품 사진 중 티셔츠는 에드하디, 뒷주머니에 해골이 그려져 있는 미니스커트와 청바지는 G마켓, 해골무늬 블라우스는 시스템 제품.
패션계가 으스스하다.

공포영화에나 어울릴 법한 해골이 패션 아이콘으로 등극했다. 중세 마녀를 연상시키는 블랙 패션은 여름과 가을을 지나 겨울까지 인기를 이어갈 전망이다.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돌체앤가바나’는 입에서 피가 흐르는 창백한 여자 모델을 광고 전면에 내세울 정도.

하지만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통 ‘해골 콘셉트’로 도배한다면? ‘사이비 종교 교주’로 의심받을지도 모르니 주의해야 한다.

1980년대 ‘펑크룩’의 단골 메뉴인 해골 패션은 무시무시하게 보이기 위해서였다. 혹은 반항의 상징이었다. 오죽하면 한 인터넷 백과사전이 펑크룩을 ‘반항적이고 사람들에게 불쾌감을 주는 공격적인 패션’이라고 규정했겠는가.

2006년의 해골은 그 반대다. 귀엽거나 섹시하거나. 다른 아이템과 적절히 결합해 원하는 분위기를 연출하는 포인트로 활용된다.

○ 해골이 몰려온다

해골 패션이 화제가 된 건 올봄부터다.

영국 패션모델 케이트 모스가 핸드백에 해골무늬 스카프를 맨 모습이 파파라치의 카메라에 포착되면서 열풍이 시작됐다.

할리우드 스타 린지 로한도 케이트 모스를 따라 커다란 가죽 가방에 알렉산더 매퀸의 해골무늬 스카프를 맸다. 패션에 관한 한 둘째가라면 서러운 호텔 재벌 힐튼가의 자매들도 회색 스키니 진에 매퀸의 스카프를 목에 걸었다.

할리우드 스타들의 사진이 인터넷에 뜨자 국내에서도 해골이 패션 아이콘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시스템’ ‘코데즈컴바인’ 등 국내 캐주얼 브랜드들이 해골 제품을 잇달아 내놓았다. 발 빠른 동대문 상가와 인터넷 쇼핑몰에는 해골무늬의 뱅글, 귀고리, 넥타이, 샌들, MP3플레이어 케이스까지 등장했다.

인터넷 쇼핑몰 G마켓에 따르면 해골무늬 티셔츠가 하루 평균 2000벌가량 팔린다. 티셔츠 종류만도 1700가지에 이른다.

해골 패션은 사실 갑자기 생겨난 게 아니다.

1980년대 영국에서 시작된 펑크 음악과 패션은 일부 마니아 사이에서 늘 인기였다. ‘크롬 하츠’ 같은 브랜드는 유행과 상관없이 해골풍의 으스스한 옷만 만들어 왔다. 캐주얼 브랜드 ‘에드하디’, 액세서리 브랜드 ‘비주 드 소피’도 해골풍 패션으로 유명하다.

이들 브랜드가 과거 ‘비주류’였다면 이젠 당당히 거리를 주름잡는 패션 코드가 된 셈이다.

삼성패션연구소 김정희 과장은 “최근 5년 동안 유행했던 밝고 사랑스러운 패션에 지루해진 유명 디자이너들이 펑크룩이나 중세 고딕 패션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면서 “과거 패션을 재해석해 유머러스하거나 섹시한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 귀엽거나 섹시하거나

해골 티셔츠를 입으면 그런 느낌이 든다. 뭔가 금기를 깬 듯한 느낌.

그래서 사람들 눈에 잘 띈다. 원하는 분위기를 자아내기도 쉽다.

팀 버튼 감독의 ‘유령신부’ 같은 귀여운 유령을 연출하고 싶다면 발랄한 스키니 진과 매치해 보자. 핑크나 스카이 블루 등 사랑스러운 색채의 스키니 진에 헐렁한 해골무늬 티셔츠를 입으면 귀엽고 활동적으로 보인다.

해골이 웃고 있는 귀여운 뱅글, 넥타이 등을 하면 더 발랄해 보인다.

기나긴 장마의 끝이 보이는 여름. 본격적인 노출 패션으로 섹시미를 맘껏 자랑하고 싶다면?

해골무늬 큐빅이 박힌 홀터넥(어깨 끈을 뒤로 묶는 스타일) 티셔츠나 튜브 톱(어깨 끈이 없는 스타일)에 데님 미니스커트를 매치해 보자. 미니스커트의 엉덩이 부분에도 해골무늬가 있으면 금상첨화. 여기에 체인 목걸이나 뱅글을 하면 섹시한 록 가수처럼 보인다.

해골무늬가 그려진 하얀색 셔츠에 통이 넓은 정장 바지를 받쳐 입으면 중성적이면서 성숙한 매력을 발산할 수 있다. 원래 여성이 남성 정장 스타일을 재치 있게 소화하면 섹시해 보인다.

해골무늬 옷이 부담스럽다면 해골 펜던트나 목걸이, 브로치를 심플한 의상에 맞춰 보자. 케이트 모스나 린지 로한처럼 핸드백에 해골무늬 스카프를 매는 것도 방법이다. 상반된 이미지가 조화를 이뤄 색다른 멋을 낼 수 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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