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계 ‘꽃미남’ 크리스 보티 26,27일 첫 내한공연

  • 입력 2006년 5월 10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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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소니비엠지
사진 제공 소니비엠지
16개의 질문을 그냥 ‘통과’한 답은 하나도 없었다. A4용지 3장을 빽빽이 채워 e메일 인터뷰 답변을 보낸 미국 출신의 트럼펫 연주자 크리스 보티(43·사진).

그러나 성실한 그도 ‘금빛 트럼펫만큼이나 외모가 빛난다’ ‘보이밴드 멤버 같다’는 칭찬 앞에서는 “정말로 내가 잘생겼나요?”라며 당황했다.

“어릴 적 ‘섹시한’ 소리를 내는 트럼펫에 빠져 30여 년간 입에 대고 살았으니 ‘보이밴드’ 멤버는 생각도 못했어요. 경쾌하면서도 중후한 느낌의 트럼펫 소리…가끔 내 인생과도 맞닿아 있는 느낌이 들어요.”

‘루이 암스트롱, 쳇 베이커, 마일스 데이비스, 척 맨지오니를 잇는 트럼펫 연주자’, ‘컨템퍼러리 재즈계의 신성’ 등으로 평가되는 그가 26, 27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첫 내한 공연을 한다. 1990년 폴 사이먼의 월드 투어에서 트럼펫 연주자로 활동을 시작한 그는 이후 스팅의 콘서트 무대에 오르며 명성을 쌓았다.

1995년 데뷔 음반 ‘퍼스트 위시’를 낸 그는 현재까지 8장의 앨범을 발표했으며 특히 2004년 발표한 앨범 ‘웬 아이 폴 인 러브’는 발표된 지 2년이 지난 지금까지 82주째 빌보드 톱 재즈차트 10위권 안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 10월 발표된 스탠더드 재즈 앨범 ‘투 러브 어게인’은 빌보드 톱 재즈차트 1위를 기록했으며, 스팅, 마이클 부블레, 록 밴드 ‘에어로스미스’의 보컬 스티븐 타일러 등이 참여해 인기를 얻었다.

“스팅은 내 음악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에요. 그는 늘 나와 같은 연주자들이 유명해져야 한다고 말하죠. 그 덕분에 나는 스스로 ‘재즈 음악가’라는 자부심을 한번도 잊지 않았습니다.”

그는 이번 내한 공연에서 빌리 차일즈, 빌리 킬슨 등 그래미상을 수상한 유명 연주자들과 함께 ‘투 러브 어게인’ 수록곡을 중심으로 연주할 예정이다. ‘한’보다는 ‘사랑’, ‘솔(영혼)’보다는 ‘팝’ 등 그가 연주하는 재즈는 분명 백인 재즈. 이로 인해 재즈 마니아들의 비판도 있지만 그는 “장르 구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침체에 빠진 재즈를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인터뷰 말미 그에게 더 급한(?) 소원이 있었다.

“이번 공연을 성사시킨 기획자가 한국에 오면 비빔밥을 사주겠다고 약속했는데 그게 제일 기대돼요. 당분간 공연을 계속해야 되는데 비빔밥 먹고 힘내야죠.” 공연 문의 02-543-2784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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