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미시마 유키오 대 동경대 전공투 1969∼2000

  • 입력 2006년 4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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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마 유키오 대 동경대 전공투 1969∼2000/미시마 유키오 외 지음·김향 옮김/544쪽·1만9500원·새물결

소설 ‘금각사’의 저자로 전후 일본 최고 명문장가로 꼽혔던 미시마 유키오(三島由紀夫). 그는 1970년 11월 천황제 부활과 일본의 재무장을 주장하며 일본 육상자위대 본부에서 인질극을 벌이다 할복자살했다.

그는 할복자살 2년 전인 1969년 5월 극좌 학생운동단체였던 전공투의 도쿄(東京)대 농성장에 혼자 들어가 제국주의 타도와 도쿄대 해체를 주장하는 1000여 명의 학생과 공개토론을 펼쳤다.

이 책은 당시 토론 기록과 그 자리에 있었던 도쿄대생들이 30년 후인 1999년 당시를 회고하며 벌인 토론 내용을 묶었다.

미시마는 전후 일본이 미국의 식민지로서 무력해진 것에 절망했고, 전공투는 일본과 미국으로 이어지는 제국주의 지배의 상징으로서의 도쿄대를 부정하려 했다.

극우와 극좌가 ‘근대의 초극(超克)’이라는 지점에서 만났던 것. 당시 도쿄대생들은 그날의 토론이 수준 높고 약동감 넘쳤으며 미시마에게도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을 것이라고 회고했다. 극과 극이 어떻게 통하는지를 실감나게 보여준다. 그러나 잊지 말자. 바로 근대의 초극이 파시즘과 공산주의의 공통 모티브였음을.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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