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만정 MBC ESPN위원 “기상천외한 입담에 배꼽 빠진대요”

  • 입력 2006년 3월 29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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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은 야구선수들만을 스타로 만든 것이 아니다.

원음방송(서울 89.7MHz)에서 WBC 중계 해설을 맡았던 한만정(44·사진) 해설위원. 그는 인터넷 시대에 입담 하나로 박진감 넘치는 중계를 펼쳐 야구팬들 사이에서 일약 주목받는 인물로 떠올랐다.

한 위원의 해설은 ‘만담’에 가깝다. 경기장 관객석에서 터져 나올 법한 야유나 환호 수준의 직설적인 해설도 서슴지 않는다.

미국전 때 1회 2사 만루 위기에서 손민한 선수가 투 스트라이크 이후 던진 공이 볼 판정을 받자 한 위원은 “저게 스트라이크가 아니라니요, 도대체 야구를 알고 하는 겁니까, 모르고 하는 겁니까”라고 심판 판정에 흥분했다. 2차 한일전 때는 “일본의 후지카와가 올라옵니다. 후지가 올라오든 사과가 올라오든 박살내야 합니다”라고 아슬아슬한 멘트를 날리기도 했다.

현재 MBC ESPN의 해설위원도 맡고 있지만 그의 생업은 야구 해설이 아니다. 명함에 적힌 직업은 대우자동차판매 분당지점장.

한 위원은 초등학교 3학년 때 야구를 시작해 신일중 보성고 상무 야구팀을 거쳤지만 늘 벤치 신세였다. 1986년 진로를 바꿔 대우자동차 생산직으로 입사한 그는 대우자동차판매 영업사원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특유의 넉살과 친화력으로 1991∼97년 자동차 판매 전국 3위권을 유지한 것. 한 달에 183대를 판 것이 그의 최고 기록이다.

그는 방송 해설 외에도 육군사관학교 야구팀 감독을 4년째 맡고 있고 올해 연예인 야구리그를 만드는 등 야구 관련 일이라면 몸을 아끼지 않는다. 야구든 일이든 재미있어야 신이 나고 신이 나야 실적이 오른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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