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발칙하고 기발한 사기와 위조의 행진’

  • 입력 2006년 2월 25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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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칙하고 기발한 사기와 위조의 행진/브라이언 이니스 지음·이경식 옮김/381쪽·1만8000원·Human&Books

가질 수 없는 것에 대한 강렬한 욕망의 결정체라 할 만한 가짜들. 과학수사에 대한 전문 저술가인 저자는 ‘속이고 거짓말을 할 때 얽히고설켜 엮어 나가는 거미줄’을 ‘3단계의 F’로 구분한다. ‘가짜(Fake)→위조(Forgery)→사기(Fraud)’가 그것. 그러면서 저자는 세상을 속인 각종 가짜들의 ‘경이로운’ 세계를 펼쳐 보인다. 고대 그리스의 수학자이자 발명가인 아르키메데스는 주화 식별 전문가이기도 했다. 이는 고대부터 가짜가 성행했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오랑우탄 턱뼈에 사람의 어금니 뼈를 붙여 넣은 ‘필트다운 유골’ 등 고대 유물에도 가짜는 득실댄다.

신분 위조의 결과물들도 흥미롭다. 여자지만 남장하고 죽을 때까지 남자 군의관으로 산 제임스 배리 박사, 의사 신분으로 위장해 6·25전쟁에 참전했다가 얼떨결에 한국군 세 명의 목숨을 살려 주고 명의로 이름을 날린 데마라 등이 소개된다. 에펠탑, 빅벤, 버킹엄 궁전을 팔아먹은 희대의 사기꾼도 나온다. 세계적 베스트셀러인 댄 브라운의 소설 ‘다빈치 코드’도 위조된 문서를 진짜로 믿고 쓴 것이라는 게 저자의 분석이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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