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웃 10명 “새 추기경에게 바랍니다”

  • 입력 2006년 2월 25일 02시 59분


코멘트
《22일 새 추기경으로 서임된 정진석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에게 사회 각계의 기대가 쏟아지고 있다.어른이 설 자리가 없는 시대, 국민은 새로 탄생한 추기경이, 김수환 추기경이 지금까지 그래왔듯, 사회의 어두운 곳을 밝혀주고 남북으로, 이념으로, 빈부로, 세대로 갈가리 찢긴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이어주는 구심점이 되어 주길 바라고 있다. 각계각층 시민들에게서 정 추기경에 대한 바람을 들어봤다.》

▽성전스님(불교방송 진행자)

종교 간 화해와 평화를 위해 애써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이 시대의 화두라 할 ‘생명 평화’를 위해 가톨릭과 불교가 손잡고 할 일이 많을 겁니다. 모든 생명이 공존하는 삶을 추구하지 않는다면 이제 인간만의 존립도 어렵습니다. 불교계가 추진하는 ‘생명 평화’와 가톨릭이 주력하는 ‘생명 윤리’를 놓고 의견을 모아 나간다면 파급 효과도 더 크지 않겠습니까.

▽김원배(목사·기독교장로회 총회 교육원장)

진보와 보수, 가진 자와 못 가진 자로 양극화된 우리 현실에서 사회 통합은 종교와 종교지도자의 가장 중요한 역할입니다. 새 추기경님은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며 이뤄 냈던 화해와 중재의 역할을 본받아 갈가리 찢긴 우리 사회를 깁고 통합하는 데 앞장서 주길 바랍니다.

▽정진홍(69·한림대 특임교수·종교학)

새 추기경 탄생은 우리 사회에서 가톨릭의 세(勢)가 성공적으로 확장됐다는 것을 뜻합니다. 가톨릭은 지극한 겸허함으로 이 자랑스러움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자신의 전통과 규범과 원칙을 우리 사회에 절대적인 것으로 제시하려는 다짐은 한껏 삼가야 합니다. 다원 문화 안에서 자신을 성찰하는 긴장을 새 추기경에게 당부하고 싶습니다.

▽바다(26·가수·가톨릭 신자)

제겐 가톨릭교회가 신앙인들의 다소 폐쇄적인 집단으로 비쳐요. 이젠 가톨릭도 하나의 문화로 사람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 청소년들이 힘들 때 대중음악을 통해 마음의 고통을 풀듯이 종교도 젊은이들에게 버팀목이 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세요. 문화와 신앙 사이에 벽이 허물어져 활발히 교류하도록 해 주세요.

▽백순지(62·치과의사·가톨릭 신자)

사회 곳곳에서 제 주장만 앞세운 갈등이 첨예화하고 있습니다. 새 추기경은 권위의식 없이 누구와도 열린 마음으로 대화하시는 분인 것으로 압니다. 이념문제든 노사갈등이든 추기경께서 개개의 이해관계를 떠나 객관적으로 정리해 주시는 정신적 지도자가 돼 주시길 바랍니다. 각 구성원이 자신의 자리를 찾아 일할 수 있도록 사회를 비춰 주는 등대 역할을 해 주세요.

▽정승혜(41·영화사 ‘아침’ 대표·가톨릭 신자)

정 추기경님은 여심을 움직이는 아름다운 미소를 가지신 분이세요. 대한민국 모든 사람들이 그런 미소를 갖고 있는 사람이라는 걸 전 세계에 알려줬으면 좋겠어요. 젊은 사람을 영적인 세계로 끌어들일 수 있는 카리스마도 기대합니다. 추기경님, 한때는 열렬한 신자였던 저를 다시 성당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힘을 발휘해주세요!

▽김정배(38·LG애드 부장)

저는 종교가 없지만 정 추기경 서임 관련 신문기사를 보면서 성당에 한번 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새 추기경에 대한 기대 때문일 겁니다. 추기경께서 우리 사회의 어른이자 정신적 지도자로서 구심점 역할을 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잘못된 사안에 대해서는 서슴없이 비판하고, 사회의 어두운 곳을 밝고 따뜻하게 만들면서….

▽조혜진(24·예비교사·종교 없음)

정진석 추기경님∼∼진심으로 축하드려요. 지금까지 그러셨던 것처럼 앞으로도 사회의 갈등이나 문제가 있을 때 우리의 등불이 되어 주시리라 믿습니다. 개정 사학법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도 분명한 입장을 밝히셨지요. 추기경님이 교육에 관심을 기울이셔서 우리 아이들이 더 편안하고 활기찬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 주세요.

▽정진석(26·서울대 국어교육과 대학원 석사과정·가톨릭 신자)

추기경님, 개인적으로 저는 추기경님의 덕을 많이 보았습니다. 바로 제 이름이 추기경님과 같기 때문입니다. 제 이름을 누군가에게 소개할 때마다 사람들은 추기경님의 성함과 같다며 환하게 웃어주었습니다. 추기경님께서 보다 낮은 곳에 있는 사람들과 함께하시어 많은 사람들이 환하게 웃을 수 있기를 기도하겠습니다.

▽하예라(23·서울대 기악과 4년·기독교 신자)

전 사실 두 번째 추기경이 탄생했다는 것의 종교적 의미를 잘 알진 못해요. 하지만 추기경님들이 세상에 미치는 영향력은 대단하다는 것을 느낀답니다. 항상 말로써가 아닌 행동으로 본보기가 되는 모습을 보여 주셨으면 합니다. 그래서 청소년들이 추기경님을 보며 많은 것을 느끼게 되길 바랍니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