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준씨 유해, 한·미·독에 분산 안치"

  • 입력 2006년 1월 31일 11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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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백남준 전시회. 뉴욕=공종식특파원
마지막 백남준 전시회. 뉴욕=공종식특파원
29일(현지 시간) 미국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 자택에서 타계한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白南準) 씨의 유해는 화장돼 한국과 미국, 독일 등에 분산 안치될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 '백남준 스튜디오'의 한 관계자는 30일 "선생님이 생전에 한국에 묻히고 싶다고 말해왔기 때문에 유해는 화장돼 한국으로 옮겨질 것"이라며 "그러나 유해의 일부는 독일과 미국에도 보내는 것으로 사실상 확정됐으며, 그 밖의 국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독일은 고인이 젊은 시절 공부를 한 곳이자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예술의 고향'이라는 점 때문에, 미국은 뉴욕을 중심으로 오랫동안 작품 활동을 해왔다는 점 때문에 정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 뉴욕의 '백남준 스튜디오'와 독일 베를린의 구겐하임 미술관 분관에 안치될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유해 대부분은 한국으로 옮겨진다.

문닫힌 백남준스튜디오. 뉴욕=공종식특파원

백 씨의 조카이자 매니저인 켄 백 하쿠다 씨 등 유족들은 30일 저녁 유해를 마이애미에서 뉴욕으로 옮긴 뒤 31일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장례일정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백 씨 생전의 마지막 전시회인 '무빙타임'전을 열고 있는 뉴욕한국문화원도 2일 젊은 비디오아트 작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추모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한편 미국 뉴욕타임스가 '비디오아트의 선구자, 백남준 사망하다'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부음기사를 쓰는 등 전 세계 언론이 백 씨 타계 소식을 주요 뉴스로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31일 고인에 대해 "비디오아트의 창시자로 인정받는 예술가이자, 일찌감치 텔레비전의 위력을 감지하고 이를 예술에 도입한 작가"로 평가했다. 이어 "그의 작품은 심오하며 시각적으로 현란하고, 때로는 거부할 수 없을 만큼 재미있다"고 말했다.

AP, AFP 통신도 그의 타계 소식을 주요 뉴스로 전 세계에 타전했다.

독일의 시사주간지 슈피겔 인터넷판은 고인을 '비디오 예술의 아버지'라고 소개하면서 그가 독일에서 수학하면서 예술적 영감을 얻은 사실을 부각시켰다.

독일 일간지 쥐트 도이체 차이퉁은 고인이 이미 1950년대에 실험적인 음악에 관심을 가졌으며 악기를 부숴버리는 행위 예술을 통해 관객에게 충격을 주었다고 전했다.

뉴욕=공종식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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