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연예인들, PD-진행자 친소관계따라 출연결정

  • 입력 2005년 12월 22일 03시 01분


코멘트
《SBS 토크쇼 ‘김승현 정은아의 좋은 아침’(월∼금 오전 9시 30분)은 최근 ‘탤런트 금보라 결혼식과 연애 과정’을 방영했다. 비공개로 치러진 금보라의 결혼식 장면과 함께, 금보라가 스튜디오에 나와 결혼에 이르기까지의 사연을 솔직하게 털어놓는 내용이었다. 금보라가 출연한 곳은 ‘…좋은 아침’뿐이었다. “제작진의 섭외 능력이 발휘된 덕분이었다”고 전수진 책임프로듀서(CP)는 설명했다. 토크쇼의 시청률을 좌우하는 것은 게스트를 누구로 섭외하느냐는 것. 방송 관계자들은 잘 다져진 인간관계와 정에 호소하는 것이 승부수라고 입을 모은다.》

금보라의 ‘…좋은 아침’ 출연은 외주제작사 ‘준’의 정연애 PD가 활약한 결과였다. 7년째 연예인 다큐멘터리와 토크쇼 등을 제작해 온 정 PD는 방송가에서 섭외 잘하기로 유명하다. 특히 탤런트 금보라는 정 PD가 맡은 프로그램에만 출연할 정도로 친분이 두텁다.

정 PD는 “수년 전 금보라 씨 부친의 장례식장에서 처음 인사를 나눴다”며 “한번 토크쇼에 섭외한 뒤로도 계속 만나며 얘기를 나눴다. 같은 여자라 공통의 화제가 많아서 쉽게 친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재혼 소식을 일찌감치 알았던 정 PD에게 금보라는 “(결혼식에) 카메라 한 대만 부르겠다”며 촬영을 맡겼다. 정 PD는 “단번에 결과가 나오는 게 아니라 몇 년씩 관계를 쌓으면서 감성에 호소할 때 성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외주제작사 ‘민트’의 김인균 PD는 “외주제작사끼리 경쟁하는 시스템도 섭외 성공률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말한다. ‘…좋은 아침’에 프로그램을 공급하는 외주제작사는 7곳. 같은 프로그램에 속해 있지만 방송 분량을 배분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어느 곳이 먼저 이슈가 되는 연예인을 섭외하느냐를 놓고 경쟁이 치열하다. 김 PD는 “매니저, 코디네이터, 헤어디자이너 등 연예인 주변 인물과 친분을 쌓아 연예인의 기호를 파악한 뒤 좋아하는 것을 선물하는 등 노력을 기울인다”고 밝혔다.

방송가 관계자들은 프로그램 초반에는 MC와 출연자의 급이 다음 출연자를 섭외하는 데 관건이 된다고 입을 모은다. “A급 게스트의 경우 MC가 어떤 급이냐에 따라 섭외에 응하는 태도가 달라진다”는 것. 올 초 방영된 MBC ‘이문세의 오아시스’에는 최민수 최민식 조승우 등 오락 프로그램에 전혀 나오지 않던 배우들이 출연했다. MC 이문세의 명성에 힘입었다는 게 관계자들의 얘기다.

SBS ‘야심만만’(월 밤 11시 5분)의 최영인 PD는 “출연자에 대한 배려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출연자들이 잘 얘기할 것 같은 주제를 고르고 출연자 간 관계도 고려한다는 것이다. “친한 사람, 성격이 비슷한 사람 혹은 완전히 상반된 사람 등을 적절하게 조합하는 것이 더 많은 얘기를 끌어내는 전제 조건”이라고 최 PD는 설명했다.

MBC ‘스타스페셜-생각난다’(월 오후 7시 20분)는 출연자를 30∼50대 연예인으로 특화했다. 지금까지 평소 오락 프로그램에 잘 나오지 않던 이덕화 이정길 이영하 김창숙 하춘화 등 중견 배우들이 출연했다.

이 프로그램의 김구산 PD는 “평소 드라마 이외의 프로그램에는 거의 안 나오던 분들이라 설득이 어렵다”고 밝혔다. ‘생각난다’ 제작진은 아예 전화 섭외를 하지 않는다. 삼고초려하는 심정으로 PD가 직접 연예인을 만나 프로그램 소개도 하고 과거 출연자들도 알려 주고 녹화 테이프도 건네며 공을 들인다. “결국 제작진의 정성이 섭외의 비결”이라고 김 PD는 말했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