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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5년 12월 10일 02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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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세계대전과 6·25전쟁에서 전쟁 영웅으로 활약했던 한국계 미군 베테랑 김영옥(86) 씨의 이야기를 담은 논픽션이다. 재미 언론인인 저자가 2년간 유럽 미국 한국을 발로 뛰며 김 씨에 관한 자료와 증언을 발굴해 써내려간 ‘족필(足筆)’의 공이 생생하다.
1972년 대령으로 예편한 김 씨는 올해에야 한국에 알려지기 시작해 결국 정부가 최고의 무공훈장인 태극무공훈장을 수여하기로 했다. 이미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도 최고의 무공훈장인 레지옹 도뇌르와 십자무공훈장을 받은 바 있다.
독립운동가의 아들로 미국에서 태어난 그는 미군 장교로 2차 대전에 참전했다. 적의 눈에 띄기 쉬운 철모 대신 털모자를 쓰고, ‘어차피 죽기는 마찬가지’라는 생각에 참호 대신 맨땅에서 자며, 부하들을 돌보다가 끼니 거르기를 밥 먹듯이 했다고 한다. 이탈리아 몬테카시노와 프랑스의 비퐁텐, 한국의 강원도에 형성됐던 피비린내 나는 전선(戰線)에서 포화를 뚫고, 생사를 넘어 활약했던 한 영웅의 이야기가 드라마틱하게 펼쳐진다. 치열한 취재와 사실 확인에서 나온 밀도 높은 문장과 짜임새 있는 구성이 역동적이다.
권기태 기자 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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