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로 논술잡기]‘당신에게 좋은 일이 나에게도 좋은…’

  • 입력 2005년 11월 19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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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좋은 일이 나에게도 좋은 일입니다/안철수 등 지음/347쪽·1만2800원/고즈윈(2004년)

팔레스타인에는 두 개의 바다가 있다. 초록색 물보라가 방파제를 수놓는 갈릴리 해는 맑고 깨끗하다. 인간은 그 옆에 집을 짓고 새들은 둥지를 튼다. 바다가 있어 갖가지 생명은 더 행복하다. 가까이에 또 다른 바다가 있다. 거기에는 물고기가 일으키는 물보라도, 펄럭이는 나뭇잎도, 새들의 노래도, 아이들의 웃음소리도 없다. 인간도, 동물도, 새들도 그 물을 마시지 않는다. 죽어버린 그 바다에는 사해(死海)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두 바다의 차이는 무엇일까? 갈릴리 해는 요르단 강을 받아들이지만 그것을 가두어 두지 않는다. 한 방울이 흘러 들어오면 한 방울을 흘려보낸다. 그러나 심술궂은 사해는 받기만 할 뿐 내놓는 법이 없다. 내주고 살아 있는 바다와 내놓지 않고 죽어 버린 바다. 팔레스타인에 두 개의 바다가 있듯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나눔과 조화의 의미를 담은 브루스 바턴의 글이다.

이 책은 더불어 사는 삶에 대해 이야기한다. 자연과 인간이, 종교와 종교가, 나라와 나라가 그래서 너와 내가 우리가 되어야만 하는 까닭과 방법을 알아보자고 한다. 사실 우리들에게 나눔과 상생이란 실천이 쉽지 않은 말이다.

그러나 적자생존의 세계라는 자연계조차 무모한 경쟁보다는 더불어 사는 지혜를 터득한 생물들이 번성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자신의 몸만을 생각하며 사는 암 환자의 평균 수명은 19개월이지만, 봉사 활동을 하는 같은 환자의 평균 수명은 37개월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지금 제너럴일렉트릭(GE), 포드, 소니 등 세계적인 기업들은 환경 문제를 넘어 빈부 격차 해소나 경제 활동의 투명성 제고 등 지속 가능 경영에 힘쓰고 있다. 고용과 이윤의 창출만으론 더는 21세기를 버텨낼 수 없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다.

시인에서 건축가까지 각 분야의 전문가가 쓴 15편의 글은 새로운 시대를 위한 지식과 지혜를 가르친다. 그것은 지나간 역사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씻어 내는 일일 수도 있고, 자연과 종교와 인종과 남녀에 대한 우리들의 잘못된 의식을 바꾸는 일일 수도 있다. 무엇보다 그것은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의 행복이 바로 나의 행복이며, 당신에게 좋은 일이 나에게도 좋은 일이라는 공존과 상생의 의미를 깨닫는 일이기도 하다.

문재용 서울 오산고 국어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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