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한가위]“초콜릿에 콕” 퐁뒤 송편… 포도 송편

  • 입력 2005년 9월 16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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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연구가 이보은 씨가 만든 초콜릿에 찍어 먹는 퐁뒤 송편. 송편을 만들 때 포도나 오렌지 등 과일을 반죽에 섞으면 예쁜 색깔과 함께 상큼한 맛이 난다. 송편 속에 견과류를 넣으면 씹는 맛이 좋다. 촬영 협조 돌코리아. 변영욱 기자
요리연구가 이보은 씨가 만든 초콜릿에 찍어 먹는 퐁뒤 송편. 송편을 만들 때 포도나 오렌지 등 과일을 반죽에 섞으면 예쁜 색깔과 함께 상큼한 맛이 난다. 송편 속에 견과류를 넣으면 씹는 맛이 좋다. 촬영 협조 돌코리아. 변영욱 기자
《“손바닥에 굴리고 굴려 새알을 빚더니 손가락 끝으로 낱낱이 조개 입술을 붙이네

금반 위에 오뚝오뚝 세워 놓으니 일천 봉우리가 깎은 듯하고 옥젓가락으로 달아올리니 반달이 둥글게 떠오르네.”

조선시대 방랑시인 김삿갓이 송편을 예찬한 시다.》

송편은 추석 때 먹는 전통 음식. 추석에는 크고 밝은 보름달을 볼 수 있어 송편도 달 모양으로 빚었다. 그래서 ‘달떡’으로도 불린다.

송편의 모양은 지방에 따라 차이가 있다. 서울 경기에서는 반달 모양으로, 강원 경상도에서는 보름달 모양으로 빚는다.

최근에는 식재료가 다양해지면서 오렌지 포도 등을 섞은 이색 송편들도 나오고 있으며 송편을 ‘퐁뒤’(스위스 음식) 식으로 초콜릿에 찍어 먹기도 한다.

○ 백년초 송편… 단호박 송편…

포도 송편

떡집들은 반죽에 여러 가지 식재료를 섞어 색깔과 맛을 낸다. 특히 추석에는 선물용으로 이색 송편을 찾는 이들이 많다.

대기업 가(家)의 주문을 많이 받는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 예당(02-749-0095)은 과일과 제철 재료를 이용해 송편을 만든다. 붉은 백년초 송편, 노랗고 단맛이 많은 단호박 송편, 보라색의 상큼한 포도 송편, 향이 좋은 붉은색 대추 송편 등을 섞어 kg(40알 정도)당 3만 원. 흰송편과 쑥송편 등 일반적인 송편은 kg당 1만3000원.

송재열(38) 사장에 따르면 포도 송편은 신맛 때문에 ‘쉬었다’는 인상을 줄 수 있어 단맛이 많이 나는 깨소를 넣는다. 단호박 송편에는 달지 않고 색깔이 비슷한 녹두소를 쓴다. 몸에 좋은 인삼과 동충하초를 넣은 송편도 시판할 예정.

오렌지 송편

떡보의 하루(1544-4417·www.dcake.co.kr)는 송편을 비롯해 공주떡 약밥 흑미찰떡 등 10여 가지 떡을 올려 만든 송편 떡 케이크를 판다. 크기에 따라 2만5000∼10만 원. 10만 원짜리 케이크는 20여 명이 먹을 수 있는 양이다.

오렌지 녹차 홍차 비트(야채의 일종) 등을 반죽에 섞어도 독특한 맛과 색을 낼 수 있다. 과일은 과육을 고운 면 보자기에 넣고 비틀어 즙을 짜낸 뒤 반죽에 섞는다. 녹차는 가루녹차를, 비트는 강판에 갈아서 쓰면 된다. 과일은 송편 속에 넣으면 물기가 많아 맛이 떨어지지만 호두나 땅콩 등 견과류를 소로 넣으면 어린이 간식으로 좋다.

아이들에게는 초콜릿으로 퐁뒤를 만들어 주면 별미다. 초콜릿을 중탕해서 녹인 뒤 생크림을 고루 섞는다. 어른들만 먹을 때는 럼주 또는 화이트 와인을 조금 넣어 주면 더 맛이 좋다. 송편과 과일을 꼬치에 꿰서 초콜릿에 찍어 먹는다.

○ 달을 닮아 달떡, 솔을 넣어 송편

땅콩 송편

송편의 특징은 솔잎을 이용하는 것. 시루에 솔잎을 놓고 쪄 솔냄새와 함께 떡에 솔잎 자국이 남도록 한다. 이 때문에 송편은 송병(松餠) 또는 송엽병(松葉餠)이라고도 불린다.

‘시의전서’ 등 19세기에 나온 요리책들은 송편을 먹는 요령 등을 상세히 안내하고 있다. △송편을 크게 만들어 두었다가 굳으면 기름장을 발라 구워 먹기도 한다 △솔잎은 한 번 푹 삶아서 말려 두었다가 써야 좋다 △너무 잘고 동글면 야하니 크기를 맞추어 버들잎같이 빚는다

송편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게 반죽이다. 송편은 찹쌀이 아닌 멥쌀로 만들기 때문에 끈기를 주기 위해 끓는 물을 이용한 익반죽을 해 준다. 반죽을 오래 치댈수록 떡이 더 쫄깃해진다.

송편 속에는 전통적으로 껍질을 벗긴 팥 또는 녹두 대추 밤 콩 깨를 쓴다. 예부터 색을 내기 위해 쑥이나 모시풀(녹색) 맨드라미(분홍색) 치자(노란색) 등 다양한 천연 재료를 사용해 왔다.

곽민영 기자 havef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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