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면 연출 사진 거장 佛베르나르 포콩 訪韓

  • 입력 2005년 8월 16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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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유명 사진가 베르나르 포콩 씨(왼쪽)가 15일 경기 파주시 헤이리에서 열린 한 사진 찍기 행사에 참석해 청소년들에게 사진을 즐기는 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 월간포토넷
프랑스의 유명 사진가 베르나르 포콩 씨(왼쪽)가 15일 경기 파주시 헤이리에서 열린 한 사진 찍기 행사에 참석해 청소년들에게 사진을 즐기는 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 월간포토넷
“디지털 시대의 사진가는 좋은 사진을 찍기보다 좋은 사진을 고를 줄 알아야 합니다.”

사진 찍을 대상을 배경 하나까지 세밀하게 연출해 촬영하는 방식인 ‘미장센(장면 연출) 사진’으로 유명한 프랑스의 유명 사진가 베르나르 포콩 씨가 한국을 찾아 15일 경기 파주시 헤이리에서 한국의 청소년 100여 명과 ‘내 청춘의 가장 아름다운 날’ 행사를 열었다.

이 행사는 1997년 포콩 씨가 “더 이상 직접 사진을 찍지 않겠다”고 선언한 뒤 시작한 것으로 그가 스스로 사진을 찍는 대신 청소년들에게 일회용 필름 카메라를 건네주고 사진을 찍도록 한 행사다.

포콩 씨는 이렇게 촬영된 사진 가운데에서 좋은 사진을 골라 전시해 왔다. 이 행사는 그동안 세계 24개국에서 진행됐으며 한국은 25번째이자 마지막 방문국이다.

그는 한국 청소년들에게는 특별히 1회용 필름 카메라 대신 LG전자의 500만 화소급 카메라폰으로 사진을 찍도록 했다.

디지털 문화 속에서 자라난 한국 청소년들에게는 일회용 카메라보다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는 게 더 어울리고 자연스러울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

이날 포콩 씨는 청소년들이 사진을 찍는 동안 사진 찍는 법을 가르쳐 주지도 않고 좋은 사진의 조건을 설명하지도 않았다. 대신 청소년들에게 서로의 사진에 대해 토론하도록 부추겼다. 더 많은 사진을 찍고 더 많은 대화를 나누라는 것이었다.

그의 몫은 청소년들이 사진을 찍고 난 뒤 좋은 사진을 골라내는 것. 포콩 씨는 청소년들에게 편지를 써 “제가 고른 여러분의 사진을 보면 여러분 스스로도 이렇게 좋은 사진을 찍었다는 사실에 놀라게 될 겁니다”라고 말했다.

이렇게 추려진 사진은 20일부터 다음달 19일까지 한 달 동안 헤이리 북하우스갤러리에서 전시된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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