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새 드라마들 주인공에 조연급들 잇따라 캐스팅

  • 입력 2005년 5월 18일 18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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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국 TV드라마의 새로운 제작 트렌드는 ‘뉴 페이스’다.

내주부터 새로 선보일 각 방송사의 드라마들이 익숙한 스타 배우들보다 신인급 배우나 조연급이었던 배우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있다.

▽새로운 얼굴. 속속 주연급으로=‘해신’의 후속으로 다음 달 1일부터 방영되는 KBS2 ‘부활’의 주인공은 ‘중고 신인’ 엄태웅(31)이다. 26일 종영하는 MBC 수목 드라마 ‘신입사원’에 이어 방영될 ‘내 이름은 김삼순’의 주인공 현빈(23)도 지난해 방영된 드라마 ‘아일랜드’에서 처음 각광을 받기 시작한 신인이다.

23일 처음 방송되는 SBS 드라마 ‘패션 70S’에서 주진모와 함께 주인공을 맡은 천정명(25)도 주요드라마 주연은 처음이며 16일부터 방영된 MBC ‘환생-next’의 주인공 류수영(26)과 이종수(29) 박예진(27) 장신영(21)도 주로 조연을 맡아왔다. 이는 지난해와 확연히 구별되는 현상이다.

지난해까지 인기 드라마들은 주연 연기자의 이름 석 자만으로도 시청자를 사로잡을 수 있는 스타급 연기자를 기용해 제작됐다. 2004년 드라마 시청률 1위는 이영애 주연의 ‘대장금’, 2위 박신양, 김정은의 ‘파리의 연인’, 3위 권상우, 최지우의 ‘천국의 계단’이었다. 간혹 신인급 배우가 주연으로 등장했지만 올해처럼 대대적으로 등장하는 것은 처음이다.

▽원인은=김종식 KBS 드라마 2팀장은 “시청자들이 새로운 얼굴을 선호하는 추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스타급 배우들의 몸값 때문에 기존 방송국 제작비로는 이들을 캐스팅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른바 A급 스타들의 몸값은 회당 1500만∼2000만 원 선이다.

‘환생-next’의 연출을 맡은 유정준 PD는 “이번 드라마의 회당 제작비는 9000만 원 수준”이라며 “자체 제작비로는 스타급 배우들의 개런티를 맞출 수 없다”고 말했다.

▽캐릭터와 아이템으로 승부한다=새로 방영되는 드라마들은 스타성을 대체할 강점으로 확실한 캐릭터 설정과 창의적인 아이템을 부각할 예정이다.

KBS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에서 조연급 소지섭을 발탁해 성공한 이형민 PD는 “대형 스타를 캐스팅할 의도였다면 당시의 소지섭이 적합하지 않았지만 차무혁 역에 가장 적합한 연기자는 소지섭이었다”며 “스타성보다 캐릭터에 맞는 배역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환생-next’와 ‘부활’은 ‘1인 다역’이라는 독특한 설정을 내세웠다.

‘부활’의 엄태웅도 쌍둥이 형제 하은과 신혁의 1인2역을 맡는다. 스타급 연기자 없이 드라마 ‘쾌걸 춘향’을 성공시킨 전기상 PD는 “고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설정이 쾌걸 춘향의 성공요인이었다”며 “앞으로 나올 드라마들도 창의적인 아이디어에 신인급 배우를 내세우는 경향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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