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우영씨 별세]삼국지 속편은 천국에서…

  • 입력 2005년 4월 25일 18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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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만화시대를 개막시킨 고우영 씨.△1938년 만주 펑톈 생 △1952년 ‘쥐돌이’로 데뷔 △1972년 일간스포츠에 ‘임꺽정’ 연재 시작(이후 ‘수호지’ ‘일지매’ 등 연재) △1988∼1992년 한국만화가협회장
성인만화시대를 개막시킨 고우영 씨.△1938년 만주 펑톈 생 △1952년 ‘쥐돌이’로 데뷔 △1972년 일간스포츠에 ‘임꺽정’ 연재 시작(이후 ‘수호지’ ‘일지매’ 등 연재) △1988∼1992년 한국만화가협회장
‘임꺽정’ ‘일지매’의 만화가 고우영(高羽榮) 화백이 25일 낮 12시 반 경기 고양시 백석동 일산병원에서 지병인 직장암으로 별세했다. 향년 67세.

고 화백은 1970년대 일간지 장편 연재만화를 통해 고전을 특유의 재기 넘치는 감각으로 재해석하며 성인만화 시대를 개막시킨 작가로 평가된다.

고인은 1938년 만주 펑톈(奉天)에서 출생해 광복 뒤 가족과 함께 평양을 거쳐 서울에 정착했다. 6·25전쟁이 발발하자 부산으로 피란한 그는 미대를 다니며 만화를 그렸던 두 형의 영향을 받아 만화 습작에 몰두했다. 숭실중학교에 재학 중이던 1952년 ‘쥐돌이’라는 작품을 단행본으로 출간하며 만화계에 데뷔했다. 심장마비로 잇달아 세상을 떠난 두 형의 뒤를 이어 가족의 생계를 떠맡게 된 그는 1972년 ‘일간스포츠’에 한국 최초의 신문 연재 장편극화 ‘임꺽정’을 연재하며 인기 만화가로 발돋움했다.

특유의 익살스러운 대사와 속도감 있는 파격적 장면 묘사로 당시까지 만화의 주 독자가 아니던 30, 40대 남성 직장인들을 만화의 매력에 빠지게 했다. ‘수호지’ ‘삼국지’ ‘초한지’ ‘열국지’ ‘일지매’ 등을 거듭 히트시키며 부동의 인기작가로 위치를 굳혔다.


1988년과 1990년 한국 만화가협회장에 거듭 당선되며 만화가의 복지 향상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1998년 대한민국 출판만화대상 공로상, 2001년 대한민국 문화예술상(대중예술부문)을 받았다.

2002년 직장암 판정을 받은 그는 투병 중에도 1970년대 일간지에 연재했던 극화들을 손질하는 등 작업에 의욕을 보였으나 최근 병세가 급격히 악화됐다고 지인들은 전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박인희(朴仁姬) 씨와 딸 성옥(成玉) 아들 성우(成佑·자영업) 성언(成彦·만화가) 성일(成逸·중앙대 연극영화과 교수) 씨가 있다. 발인은 27일 오전 9시. 이어 10시에 일산 마두성당에서 장례미사가 열린다. 빈소는 일산병원 영안실 1호실. 031-901-4799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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