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봄 스크린, 고전의 향기

  • 입력 2005년 3월 31일 19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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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빈더 감독의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파스빈더 감독의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4월 전국 곳곳의 시네마테크와 전주국제영화제에서는 해외 유명 감독의 작품 및 세계적 고전 영화들을 ‘회고전’ 형식으로 소개한다. 비디오나 DVD가 아닌 은막의 질감을 느끼며 명작을 제대로 보고 싶은 관객들에게는 좋은 기회다.

▽고전이 온다=시네마테크 부산은 7일까지 동서양 고전을 소개하는 ‘영화사의 위대한 유산-월드시네마Ⅱ’ 행사를 개최한다. 1927년 제작된 무르나우 감독의 ‘선라이즈’를 비롯해 무성영화와 1970년대의 신 누아르 영화까지 다양한 장르와 문화권의 고전 영화들이 소개된다.

숲 속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을 여러 인물들의 시점으로 풀어간 일본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대표작 ‘라쇼몬’(1950년), 미국인의 맹목적 애국주의와 성에 대한 강박관념을 풍자한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닥터 스트레인지러브’(1964년), 영화사상 가장 뛰어난 시나리오의 하나로 평가받는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차이나타운’(1974년), 구소련 감독 지가 베르토프의 무성영화 ‘무비 카메라를 든 사나이’(1929년) 등 영화광이라면 이름만 들어도 가슴 설레는 고전들이 상영된다. 051-742-5377

▽거장의 향기=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는 1일부터 사흘간 뉴 저먼 시네마의 거장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의 대표작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와 ‘마리아 브라운의 결혼’을 상영한다. 또 1982년 숨을 거둔 파스빈더의 마지막 작품 ‘크렐’도 상영한다. 1일 ‘크렐’의 상영이 끝난 뒤에는 파스빈더의 영화세계와 현재적 의의를 짚어보는 토론회를 갖는다.

파스빈더는 1982년 37세로 요절할 때까지 놀라운 열정과 에너지로 장편영화 38편, 중단편 3편 등을 만들어 전후 독일 사회에 대한 예리한 통찰과 권위주의적 체제에 대한 격렬한 반항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이번 회고전을 끝으로 서울아트시네마는 종로구 소격동 아트선재센터 시절을 마감하고 낙원동 허리우드 극장으로 옮겨 새 둥지를 튼다. 02-720-9782

28일부터 전주에서 열리는 ‘2005 전주국제영화제’에서는 1980년대 일본 독립영화의 기수 소마이 신지 감독의 회고전이 열린다. 일본의 영화전문지 ‘키네마 준보’는 그를 1980년대 최고의 감독으로 꼽기도 했다. 1980년 ‘꿈꾸는 열다섯’으로 데뷔한 그는 주로 청춘영화를 연출해 젊은 배우를 육성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또한 ‘원 신 원 컷’(one scene one cut·하나의 신을 하나의 컷으로만 가는 연출법)의 롱테이크 영상은 그만의 독특한 스타일이 됐다.

이번 회고전에서는 데뷔작을 비롯해 1981년 일본 흥행 1위를 기록한 ‘세라복과 기관총’, 1985년 제 1회 도쿄국제영화제 영 제너레이션 대상을 탄 ‘태풍클럽’ 등 8편이 소개된다. 063-288-5433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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