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본능에 충실한 젊음 ‘69 식스티나인’ 24일 개봉

  • 입력 2005년 3월 23일 18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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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69 식스티나인' 사진제공 스폰지
영화 '69 식스티나인' 사진제공 스폰지
영화 ‘69 식스티나인’은 시종 경쾌하고 깔끔하고 유쾌하다.

1969년 일본은 학생운동 단체인 전공투(全共鬪)의 소용돌이 속에 도쿄대 야스다 강당이 불타는 등 극심한 혼란기를 맞는다. 그러나 나가사키의 군항(軍港) 도시 사세보의 기타(北)고 3학년인 겐(쓰마부키 사토시)에게 ‘그런 것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

학교의 얼짱 여학생 ‘레이디 제인’ 마쓰이에게 홀딱 반한 겐은 친구 아다마(안도 마사노부), 이와세 등과 함께 록 페스티벌을 계획한다. 미국에서 열린 우드스톡 페스티벌을 본뜨자는 것이다. 이 청춘들에게 록 페스티벌은 ‘성(性)의 해방구’쯤이다. 윗옷을 벗은 젊은 여성들이 남성의 어깨에 올라타고 음악에 맞춰 흔들어 대는 젖가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이들을 사로잡는 다른 하나가 더 있다면 “남자는 때로 질 줄 알면서도 주먹을 쥐고 맞서야 할 때도 있다”고 읊조리는 권투만화 ‘내일의 조’의 주인공 조뿐이다.

그러나 페스티벌을 성사해 내는 과정은 순탄치 않고 결국 이들은 종업식 전날 새벽 학교에 몰래 들어가 의자와 책상으로 정문을 봉쇄하는 ‘바리케이드 투쟁’까지 감행한다. 물론 전혀 심각하지 않다.

영화는 1969년을 다루지만 현재의 청춘 군상의 모습이라고 해도 큰 무리는 없다. 영화 속에서 1969년은 배우들의 옷과 TV 속 심야 누드쇼 정도로만 남아 있다. 영화의 원작인 무라카미 류의 동명 소설에 깔린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휘발됐다. 주체할 수 없는 젊음에 헐떡이는 청춘들은 앞뒤 가릴 것도 없고, 좌우 따질 것도 없이 웃으며 달린다. 학교 건물에 이들이 내건 플래카드 문구처럼 중요한 것은 ‘상상력’일 테니까. 재일동포 이상일 감독의 작품. 24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 가.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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