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한국의 ‘오프 브로드웨이’ ‘대학로 42번가 ’

  • 입력 2005년 3월 8일 19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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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 42번가’를 아시나요? 서울 종로구 동숭동 1 일대가 뉴욕의 오프 브로드웨이처럼 소극장 뮤지컬의 ‘메카’로 뜨고 있다. ‘뮤지컬 극장’이 모여 있는 이 일대에서는 올해에만 10여 편의 뮤지컬이 무대에 올려진다. 이에 따라 뉴욕의 뮤지컬 극장 밀집지역인 ‘브로드웨이 42번가’를 본떠 ‘대학로 42번가’로 불리는 것이다.》

○동숭동 1번지는 뮤지컬 극장의 天國

이곳에 있는 뮤지컬 극장은 새로 문을 여는 ‘대학로 자유극장’을 비롯해 폴리미디어, 대학로 라이브 극장, 동숭아트센터 등. 행정구역상으로는 동숭동 1-5(동숭아트센터), 1-45(대학로 자유극장), 1-75(폴리미디어), 1-94(대학로 라이브 극장) 등 모두 ‘동숭동 1-○○번지’에 해당하며 20∼100m 안팎의 가까운 거리에 모여 있다.

25일 개관하는 ‘대학로 자유극장’은 원래 재즈클럽이었으나 ‘난타’의 제작사인 PMC가 270석 규모의 뮤지컬 전용 극장으로 개조했다. ‘난타’의 오프브로드웨이 진출 1주년 기념 공연이 개관작. 이후 다음 달 22일부터 창작 뮤지컬 ‘달고나’를 시작으로 뮤지컬만 공연한다.


여기서 약 40m 거리에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이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연극열전’의 무대였던 동숭홀이 올해는 ‘뮤지컬 전용 극장’으로 탈바꿈한다. 18일 ‘뮤지컬 열전 시리즈’의 첫 작품인 ‘넌센스 아멘’을 시작으로 7편의 뮤지컬이 릴레이로 선보인다.

‘대학로 자유극장’에서 약 20m 떨어진 ‘폴리미디어’ 역시 뮤지컬 전용 극장이다. 올해는 ‘신시 뮤지컬 시리즈’라는 이름으로 뮤지컬이 연속 공연된다. 첫 작품은 ‘틱 틱 붐’.

‘폴리미디어’에서 마로니에공원 쪽으로 80m쯤 가다 보면 ‘대학로 라이브 극장’이 있다. 이곳에서는 흥행 스타 조승우의 출연으로 벌써부터 화제를 뿌리고 있는 뮤지컬 ‘헤드윅’이 다음 달 12일부터 공연된다.

○뮤지컬에 ‘점령’당한 대학로?

대학로는 그동안 연극의 중심지였지만 올해는 유난히 뮤지컬 바람이 거세다. 요즘 대학로에선 초연 연극은 찾아보기 힘들다. ‘아트’ 등 흥행성이 검증된 연극의 연장 공연만 이어지고 있는 형편. 반면 소극장 뮤지컬은 그 어느 때보다 질적, 양적으로 풍성해졌다.

‘헤드윅’ ‘리틀 숍 오브 호러’ ‘베이비’ ‘더 씽 어바웃 멘’ ‘뱃 보이’ ‘뮤직 인 마이 하트(가제)’ 등 초연 뮤지컬도 줄줄이 무대에 오른다.

김종헌 PMC 상무는 “대형 뮤지컬의 경우 웬만한 작품은 이미 다 소개돼 제작사 입장에서는 중소형 뮤지컬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시기”라며 “현재 우리 뮤지컬 시장 규모나 관객 수준에서는 수익 맞추기에 위험부담이 큰 대형 뮤지컬보다는 관람료 3만∼4만 원대의 중소극장 뮤지컬이 적당하다는 판단도 대학로 뮤지컬 붐을 불러왔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한 연극 기획자는 “‘뮤지컬, 대학로 대거 입성’을 계기로 위축돼 있는 연극도 뮤지컬과 경쟁하면서 치열하게 관객 개발과 자기 발전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연극 기획자는 “다양성 확보 차원에서 대학로에 뮤지컬이 늘어난 것은 환영할 만하다”며 “그러나 대학로 소극장 무대 특성에 맞게 만들어진 뮤지컬이 얼마나 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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