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아이 맡기고 문화생활 만끽하세요

  • 입력 2005년 2월 24일 15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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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생기면 영화나 공연 같은 문화생활은 물론이고 친구들 한 번 만나기도 쉽지 않다.

“애가 초등학교 갈 때까지는 원래 그렇다”지만, 엄마도 인생이 있거늘 희생만이 정답이랴.

이미 대부분의 백화점이나 패밀리레스토랑에는 어린이 놀이방 시설이 있고, 요즘엔 영화관이나 피트니스센터 등에도 탁아시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이런 시설은 ‘꼭 애를 데리고 다니는’한국만의 독특한 문화.

외국에선 부부가 외출할 때에는 대부분 베이비시터를 불러 맡긴다.

“내가 놀려고 아이를 맡기느냐”는 엄마도 있겠지만 한 번 이용해 보고 다시 찾는 사람이 많다는 게 시설 관계자들의 전언.


신분증을 맡기는 등 신원 확인이 철저하고상해보험에 들어있는 곳도 많다.

아이와 함께 외출할 수 있는 각종 시설을 찾아 봤다.》

○아줌마 몸매 복원 프로젝트

캘리포니아 와우 코리아(구 캘리포니아 휘트니스) 압구정점의 ‘키즈클럽’(02-2106-0951)은 운동을 하는 동안 아이를 봐 준다. 놀이방 벽면이 유리로 돼 있어 운동을 하면서 자녀들이 노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짐(gym)같이 생긴 실내 놀이터 시설이 있어 아이들이 심심해하지 않는다. 유치원 교사 자격증이 있는 3명이 상주하면서 종이접기나 미술, 풍선놀이, 클래식 음악 감상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크리스마스나 핼러윈데이 등에는 특별 이벤트도 연다. 자녀를 둔 연예인 부부 가운데도 단골이 적지 않다고.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열고, 이용료는 시간당 2000원으로 한 번에 최대 3시간까지만 맡길 수 있다. 생후 20개월부터 받는다.

○아이와 함께 멋쟁이 되기

아이 키우느라 부스스하기 일쑤인 머리, 좀처럼 다듬을 시간을 내기가 힘들다. 미용실에 데리고 가 보기도 하지만 파마라도 할라 치면 아이가 따분해 하며 보채기 시작한다.

목동 8단지 건너편 키즈붐(02-2651-7135·www.kidsboom.co.kr)은 놀이방 시설이 있는 미용실. 입장료 4000원만 내면 엄마가 머리를 하는 동안 아이들이 놀이시설과 미니극장에서 맘껏 놀 수 있다. 미니극장은 100인치 크기의 대형 TV에 조명도 어둡게 해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다. 파마(4만 원)를 하면 아이 머리 자르는 값과 입장료가 무료다. 머리 자르는 값은 어른과 아이 각 1만3000원.

간단한 음료를 파는 카페도 있어 아이들을 데리고 모임을 갖는 엄마들도 많다. 잠깐 외출할 경우 시간당 5000원을 내면 아이를 봐 준다. 3세 이상만 받는다. 돌잔치나 생일잔치 대행서비스도 있다.

○늦은 밤 남편과 데이트

아이가 있으면 영화는 비디오로 만족해야 했던 것이 현실. 무턱대고 영화관에 아이를 데리고 갔다가 어두컴컴한 영화관 속에서 아이가 울음을 터뜨려 영화를 보는 둥 마는 둥 하는 경우도 많다.

분당에 있는 CGV 야탑(1544-1622)에서는 아이를 맡기고 편안하게 영화를 볼 수 있다. 2∼4세의 아동을 대상으로 첫 영화가 시작되는 오전 8시부터 마지막 영화가 끝나는 오후 10시까지 무료로 운영한다. 직원 1명이 상주하고 있고 평균 수용인원은 6명 정도. 미끄럼틀과 볼풀, 미니농구대 등 놀이시설이 다양하고 대형 TV로 비디오도 볼 수 있다. 주차가 무료이고, 공간도 넉넉해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기에 좋다.

○우아하게 공연 관람

공연장은 미취학 아동의 입장이 금지돼 있다. 때문에 예전에는 공연장에 아이를 데리고 왔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런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국립극장과 예술의 전당, 세종문화회관 등 대형 공연장은 모두 무료 탁아시설을 두고 있다. 3세∼미취학 아동이 대상으로 공연 전 30분부터 공연이 끝날 때까지 봐 준다.

국립극장(02-2280-4115)은 최근 놀이방 외에도 공연장 뒤편에 부모가 직접 아이를 데리고 공연을 볼 수 있는 별도의 공간을 설치했다. 교회의 유아실과 비슷하다. 유리로 칸막이를 하고, 방음 장치를 해 다른 관람객을 방해하지 않는다. 탁아시설에 맡기기에는 아이가 너무 어릴 때 유용하다.

예술의 전당 ‘어린이 나라’(02-580-1159)는 정원이 35명으로, 공연장 탁아시설 중에서는 규모가 가장 크다. 보육교사 자격증이 있는 전담직원 3명이 상주한다.

세종문화회관은 전문업체(아이들 세상·02-399-1593)에 위탁해 탁아시설을 운영한다. 4월부터는 폐쇄회로(CC)TV를 설치해 공연장에 설치된 TV로 놀이방 내부를 생중계할 예정이다.

○친구들과 수다떨기

카페나 식당에 아이들을 데려가는 사람들은 많다. 그러나 아이들 ‘전용’이 아니면 옆 손님에게 본의 아닌 피해를 줄 수 있는 데다 흡연석 또한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다.

요즘엔 분당이나 일산, 강남 등에 키즈 카페가 적지 않게 생겼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씨네시티 뒷골목에 있는 데이지(02-546-3080·www.kidscafe.co.kr)는 키즈카페의 원조. 카페 한쪽에 게임기와 TV, 각종 놀이시설을 갖춘 놀이방이 있고, 엄마들이 한 번 오면 기본 4시간 넘게 수다를 실컷 떨다 가는 곳. 엄마들의 수다와 아이들이 떠드는 소리로 정신이 없지만 누구 하나 뭐라고 하는 사람이 없다. 발레파킹(1000원)을 해 주고, 가게 한쪽에서는 수입 아동 의류와 액세서리를 판다. 직수입 제품이라 가격이 일반 매장보다 20∼30% 싸다.

곽민영 기자 havef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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