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사막에서 사는 법’…소시민들의 통속적 일상

  • 입력 2005년 1월 28일 17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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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에서 사는 법/이선 지음/258쪽·9000원·민음사

장편 ‘기억의 장례’로 1990년 제14회 오늘의 작가상을 받은 중견 작가 이선 씨(52)가 펴낸 소설집이다. 소시민들의 일상과 내면을 담은 9편의 단편소설들을 ‘사막에서 사는 법’이라는 제목에 일련번호를 매겨 단행본으로 묶었다.

주변에 수없이 널려 있어 지나치기 쉬운 평범한 소시민들을 대상으로 하찮아 보이는 인물들의 통속적 일상을 생동감 있게 펼쳐 보인다. 젊은 과외교사 눈에 비친 중년 부부의 불화, 첫 사랑의 순정을 간직한 미망인과 아내를 잃을 위기에 처한 중년 남자의 방황, 바람난 아내를 구타하는 남자, 순정을 간직한 카페 여주인의 추억 등 수록작의 주인공들은 노인이나 여성, 경제적 약자가 대부분이다.

작가의 장점은 강퍅한 생을 살아가는 이들이 사회나 상대방에 대한 증오가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고 그리하여, 화해로 승화시킨다는 것. 그래서 소설 속 주인공들은 ‘사막에서 사는 법 1’의 두 노인처럼 서로를 증오하면서도 어느 새 서로 의지하는 모습을 보인다.

허문명 기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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