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달리는 배우… 관객은 숨가쁘다

  • 입력 2005년 1월 18일 17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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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도록 달린다’는 배우의 땀방울 하나까지 객석에서 볼 수 있는 소극장 연극의 매력을 드러내는 작품이다.

‘달타냥과 삼총사’의 이야기를 재구성한 이 작품은 정치적 음모와 권력에의 욕망을 그렸다. 무심한 왕의 사랑을 받지 못하는 외로운 왕비가 달타냥을 유혹해 아들을 낳은 뒤 이를 통해 권력을 쥐려는 이야기가 줄거리.

이 작품의 재미는 독특한 형식. 6명의 배우가 무대 가운데 설치된 사각형의 경사 무대 외곽을 말 그대로 ‘죽도록 달린다’. 경쾌한 타악기의 두드림과 발 구르는 소리에 맞춰 배우들은 입에서 단내가 나도록 뛰고 또 뛴다. 배우들의 머리와 얼굴에서 뚝뚝 떨어지는 땀방울과 거친 숨소리는 소극장의 매력을 극대화한다.

이 작품은 이야기의 흐름 면에서 그다지 친절하지 않다. 오히려 이야기보다 시각과 청각 이미지로 관객들을 즐겁게 한다. 이 작품에 ‘활동 이미지극’이라는 이름을 붙인 연출자 서재형 씨는 “여러 장의 스틸 사진을 잇달아 넘기면 움직임이 있는 활동사진이 되는 것에서 아이디어를 따와 연극적 이미지들을 이어 보고자 했다”고 말했다.

문예진흥원이 올해 관록의 연출가와 신예 연출가의 무대를 묶은 연중 기획 ‘베스트 & 퍼스트’ 중 첫 번째 ‘퍼스트’ 작품이다.

2월 6일까지. 화수목 오후 7시 반, 금 토 오후 4시 반, 7시 반, 일 오후 3시 6시. 1만5000∼2만 원. 문예진흥원 예술극장 소극장.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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