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계 누비는 67년 양띠들 4인의 일과 꿈

  • 입력 2004년 9월 22일 18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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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띠 동갑내기 4명이 공연계에서 맹활약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종헌상무, 정현욱, 조행덕, 신춘수대표. 신대표를 제외하고는 모두 극단 배우출신들이다. -전영한기자
양띠 동갑내기 4명이 공연계에서 맹활약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종헌상무, 정현욱, 조행덕, 신춘수대표. 신대표를 제외하고는 모두 극단 배우출신들이다. -전영한기자
극단 사다리 정현욱, 오디뮤지컬컴퍼니 신춘수, 악어컴퍼니 조행덕 대표, PMC의 김종헌 상무. 종횡무진 활약하며 최근 공연계의 흥행메이커로 꼽히는 이들은 67년생 양띠 동갑내기다. 공연계에서 한솥밥을 먹은 지 벌써 10년. 하지만 서로 활동영역이 달라 올해 초 ‘양떼들’ 모임을 결성했다.

● 4인4색

21일 오후 3시, 대학로의 어느 카페.

“우린 풀이 들어간 녹차를 마셔야지. 양떼들이잖아.”

누군가 농담을 했지만 결국 주문은 각각 주스, 커피, 냉커피, 그리고 밥.

취향의 차이만큼이나 취미도 달라 4인4색이었다.

음주(정), 바둑(김), 나이트클럽(신), 낚시(조).

신 대표가 “취미가 나이트클럽 가기”라고 말하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혼자만 가지 말고 나도 데려가”고 아우성이 쏟아졌다. 공교롭게도 네 사람 모두 싱글.

● 연극 뮤지컬등 각 분야 선두주자

이들의 활동분야는 다르다. 어린이 연극(정), 창작 뮤지컬(김), 라이선스 뮤지컬(신), 연극(조).

네 사람은 각 분야의 선두주자들이다. 정 대표가 이끄는 사다리는 어린이 연극에서 단연 손꼽히는 극단. ‘난타’ 기획사인 PMC의 뉴욕 지사를 맡았던 김 상무는 올해 호평 받은 창작 뮤지컬 ‘달고나’를 기획했다. 신 대표는 올 여름 가장 성공을 거둔 브로드웨이 뮤지컬 ‘지킬과 하이드’를 제작했다. 두 달 공연으로 7억원의 매출을 올린 연극 ‘날 보러 와요’를 기획, 제작했던 조 대표는 최근 대학로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연극 ‘아트’를 공연 중이다.

네 사람 중 가장 ‘잘 나가는’ 사람은 누굴까?

“분야가 달라 비교하기가….” “아직은 우열을 가리기 힘들죠.”

그렇다면 돈을 가장 많이 번 사람은? 이번엔 주저 없이 정 대표를 가리키며 “별명이 정 회장”이라고 입을 모았다. 정 대표가 현재 대학로에 100석, 200석, 300석 규모의 전용 극장 세 개를 건설 중이기 때문. 가만히 있던 ‘정 회장’의 말. “빚도 제일 많아….” 그리고 덧붙인 한 마디. “내가 어린이극 열심히 해서 나중에 너네 작품 볼 미래 관객들을 키워 줄게.”

● 따로 그러나 또 같이

“다음 작품 음악은 ○○○씨한테 맡길 생각이야.” (김)

“내가 일해 봤는데 그 사람은 감독보다는 실무만 맡기는 게 나아.” (신)

어느새 진지해졌다. △△극장 대관료는 더 깎을 수 있다는 조언부터 다음 작품 구상, 스태프 구성까지 많은 이야기가 오갔다.

“이런 게 제일 좋아요. 모두 정보가 많거든요. 분야가 다르다보니 경쟁이 되기보다 도움과 격려를 주고받을 수 있죠.” (정)

신 대표와 조 대표는 12월에 함께 뮤지컬 ‘호두까기 인형’을 무대에 올린다.

“공동 작업은 처음입니다. 의견이 다를 순 있지만 친구이다 보니 솔직하게 터놓을 수 있죠.”(신)

‘양떼들’은 매달 20만원씩 ‘계’를 붓고 있다. 넷이서 처음으로 함께 내년 여름 프랑스 아비뇽 축제를 보러갈 자금을 마련하고 있는 것이다.

강수진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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