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가구중 6가구 “외환위기 때보다 더 어렵다”

  • 입력 2004년 9월 22일 12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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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수도권 10가구 중 9가구가 생활형편이 어려우며 특히 6가구는 외환위기 때보다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수도권 700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최근 소비위축의 주요원인과 대책조사' 자료에 따르면 이들 가구의 90.4%가 생활형편이 어렵다고 응답했다.

특히 '외환위기 때보다 어렵다'는 응답은 전체의 60.4%로 가장 많았고 이어 '외환위기 때와 비슷하다'(22.3%), '외환위기 때보다는 좋지만 어렵다'(7.7%) 순이었다.

외환위기 때보다 어렵다고 응답한 가구 수는 대한상의가 작년 8월 실시한 같은 조사 때의 45.5%보다 14.9%포인트나 늘었다.

생활 형편은 저소득층이나 자영업자일수록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월 소득 500만원 이상인 가구는 전체의 42.6%가 외환위기 때보다 어렵다고 응답한 반면 월 소득 100만원 이하의 저소득층은 갑절인 85.2%에 달했다. 또 자영업 등 비근로자가구(72.2%)가 근로자가구(51.5%)에 비해 외환위기 때보다 어렵다는 응답이 많았다.

이에 따라 올해 추석 소비지출을 예년보다 줄일 것이라고 응답한 가구 수도 전체의 절반이 넘는 53.2%로 나타났다. 18.9%는 '예년보다 대폭 축소할 것'이라고 답했고 34.3%는 '소폭 축소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작년과 올해 소비를 비교한 설문에서는 올해 소비를 '작년보다 줄였다'는 가구가 전체의 66.2%로 '비슷하다'(28.0%)거나 '늘렸다'(5.8%)는 가구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이처럼 올해 소비를 줄인 이유로는 '소득감소'(49.3%)와 '경기불안에 대한 우려'(40.2%)가 가장 높았다.

이 가운데 월 소득 100만원 이하 저소득층은 주로 소득감소(72.4%)를, 월 소득 500만원 이상인 고소득층은 경기불안 우려(53.9%)를 소비감소 이유로 들었다.

생활형편 회복 예상 시기에 대해서는 '내후년 이후'(68.1%)라는 응답이 가장 높았고 이어 △내년 하반기'(15.6%) △내년 상반기(3.7%) △올해 내(3.7%) 순으로 나타나 소비자들이 미래를 확신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손영기(孫榮基) 대한상의 경제조사팀장은 "소비 위축이 생각보다 심각하다"며 "미래에 대한 불안감 해소, 반(反)기업 및 반부자 정서 억제 등을 통해 고소득층의 소비를 유인하고 저소득층을 위해서는 고용창출 방안을 우선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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