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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9월 16일 16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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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아리아께’의 재오픈을 기념해 2박3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 그들을 만났다.》
'음식-그릇색 일치시키면 간결'
○자연과 생략의 인테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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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에 짙은 오크색 가구가 놓여 무거웠던 이곳의 인테리어를 간지씨는 연갈색 편백나무 테이블과 의자를 사용해 완전히 탈바꿈시켰다.
인공 페인트를 바르지 않아 손으로 쓰다듬었을 때 감촉이 약간 껄끄러울 정도이다.
그는 말한다.
“편백나무는 물에 강하고, 나무 향과 색이 은근해 일본의 고급 장소에 널리 쓰이는 소재입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본 젊은이들은 번쩍거리는 서양식 식당을 트렌디한 식공간으로 여겼죠. 참살이(웰빙)가 유행하면서 심플한 일본 요리, 자연 냄새를 느낄 수 있는 극도의 미니멀리즘 인테리어가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서울 시내 전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창가엔 아이보리색 모시 커튼이 드리워져 햇빛을 부드럽게 걸러낸다. 흔히 볼 수 있는 그림 액자나 일본 부채 등의 장식적 요소는 완전히 배제했다.
“심플한 인테리어는 사람들의 사고와 화법도 깔끔하게 정화시킵니다. 토기 화병에 나뭇잎 하나만 비스듬히 꽂는 것으로 장식적 요소는 충분합니다. 절제할수록 고급스럽죠.”
○강약을 조절한 푸드 스타일링
후쿠다씨가 스타일링한 아리아께의 나무도시락을 들여다보자.
윗줄 맨 왼쪽 칸의 새우와 아스파라거스 튀김은 새우 색상과 같은 주황색 원형 접시에 담겨 있다. 그 옆 은대구와 꽈리고추 조림은 정갈한 흰색 네모난 도자기 접시에, 다시 그 옆 참치와 광어 초밥은 참치 색상과 같은 붉은색 판에 놓인다.
그는 그릇에 음식을 담을 때 색상과 선의 강약을 조절한다.
음식의 한 부분 색상을 그릇 색상과 일치시키면 간결하면서도 조화가 이뤄진다. 또 주황색과 초록색, 흰색과 붉은색, 회색과 노란색의 궁합은 음식을 선명하게 부각시킨다.
조리법이 같은 음식을 담을 때에는 원형 접시를, 전복 치즈구이와 홋카이도식 오징어순대처럼 여러 종류의 음식을 한데 담을 때에는 곡선 그릇을 사용한다. 장국은 그릇의 절반 정도만 담아 그릇 속의 여백을 살린다.
“음식 스스로가 갖는 힘을 잘 드러낸다”는 조선시대 백자 느낌의 식기를 주로 사용하지만, 독특하게도 그는 “이제 곧 유리가 세계를 지배한다”고 주장한다.
강렬한 태양을 연상시키는 대야 모양의 빨간색 원형 유리 접시에 시원한 얼음을 잔뜩 담고 그 위에 생선회 몇 점을 얹는 식이다.
일본 나무젓가락에는 양쪽 끝 모두 뾰족한 형태가 있다. 한쪽은 자신의 입에 닿는 부분이고, 다른 한쪽은 공동 접시에서 음식을 덜어올 때 사용한다. 그러나 그는 철학적 설명을 덧붙인다.
“한쪽은 식사하는 사람, 한쪽은 신(神)의 몫입니다. 식사는 경건한 의식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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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김선미기자 kimsunmi@donga.com
사진=강병기기자 arch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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