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삶]온라인 게임 만화작가 박도빈군

  • 입력 2004년 8월 31일 18시 43분


온라인게임 만화 분야의 인기 작가로 부상한 박도빈군은 “만화 그리기에 필요한 폭넓은 지식을 쌓기 위해서는 대학교육이 필요하다”며 “올해 대학 입시에서 꼭 성공하고 싶다”고 말했다.-전영한기자
온라인게임 만화 분야의 인기 작가로 부상한 박도빈군은 “만화 그리기에 필요한 폭넓은 지식을 쌓기 위해서는 대학교육이 필요하다”며 “올해 대학 입시에서 꼭 성공하고 싶다”고 말했다.-전영한기자
“고등학교를 그만둔 것이 역설적으로 ‘꿈을 실현하는 길이 꼭 남들과 같아야 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 계기가 됐습니다.”

‘온라인게임 만화작가.’ 일반인에겐 아직 낯설기만 한 이 분야에 ‘최초’라는 이름을 달고 뛰어든 박도빈군(18). 고교생 나이에 불과하지만 어엿하게 사회생활을 하는 직장인이다.

온라인게임 만화는 인기 있는 온라인게임의 배경과 출연 캐릭터를 따와 거기에 스토리를 붙여 만화로 만드는 신종 분야. 과거 인기 만화를 배경으로 게임이 만들어지던 것에 비하면 문화 역전 현상이 일어난 셈이다.

박군은 이 분야 최초이자 최고의 인기 작가로 통한다. 온라인게임 ‘바람의 나라’를 바탕으로 만들어낸 ‘조랑이의 바람일기’는 조회수 80여만건을 상회하는 인기 만화. 생생한 캐릭터와 게임에 충분히 있을 법한 스토리로 네티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박군은 고교 1학년이던 2002년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학교를 그만두게 되면서 닥친 위기를 ‘기회’로 바꿔 오늘을 이뤘다.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용돈이나 벌자는 생각으로 만화를 그려 잡지사에 투고해 왔어요. 학교를 그만두게 되자 ‘기왕 이렇게 된 거 한번 제대로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죠. 열심히 자료 조사하고 며칠씩 밤을 새우며 아이디어를 짜기도 했죠.”

그렇게 시작한 온라인만화가 네티즌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바람의 나라’ 원작 게임업체인 넥슨측이 박군을 정식 직원으로 채용하기에 이르렀다. 최근 열린 ‘조랑이의 바람일기’ 출간기념 사인회에는 1만여명의 팬이 몰렸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바쁜 회사일 속에도 틈틈이 공부해 5월 검정고시에 합격한 박군은 올해 대학입학수학능력시험에 도전할 계획이다. 자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대학 공부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단지 공부가 싫어서 학교를 그만두는 것이라면 그건 아니라고 말하고 싶네요. 하지만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꼭 일정한 틀에 얽매일 필요는 없습니다. 진짜 열심히 할 의지가 있다면 말이죠.”

정세진기자 mint4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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