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가 더 쌀까]주거래 점포활용이 알뜰쇼핑

  • 입력 2004년 8월 12일 19시 15분


《서울 구로구 개봉동에 사는 주부 이추자씨(63)는 주말이면 아들 부부와 함께 손녀의 기저귀, 생수 등을 사러 인근 할인점으로 쇼핑을 다닌다. 자주 다니는 곳은 이마트 구로점이지만 조금만 더 가면 홈플러스 영등포점, 롯데마트 금천점 등이 있어 이씨는 어떤 곳을 이용하는 게 유리할지 궁금해 한다.》

동아일보 유통팀은 영등포구 구로구 일대에서 업체들이 ‘동일 상권’으로 꼽는 점포들을 상대로 생활필수품의 가격대를 비교, 조사해 봤다. 7월 말에는 매장에서 비공개적으로, 12일에는 해당 기업에 알리고 공개적으로 모두 두 차례에 걸쳐 조사했다. 현장조사 때는 이마트, 홈플러스가 싼 물건이 비슷하게 많았으며 12일 조사 때는 홈플러스에 이어 까르푸 시흥점이 싼 물건을 많이 내놓았다. 애경백화점 지하에 있는 LG슈퍼마켓은 가격이 대체로 할인점보다 비쌌지만 백화점 이용고객들은 큰 불만이 없었다.

이마트 이달수 홍보과장은 “매입규모가 큰 할인점들은 매입단가를 낮출 수 있어 싸게 내놓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할인점 바이어들이 매일 경쟁점포를 돌며 가격조사를 해서 자사 물건에 반영하기 때문에 공산품 가격은 결국 비슷해진다”고 말했다.

▽금(金)배추 사려면 홈플러스, 이마트로=채소값이 급등하면서 할인점들은 12일부터 일제히 채소류 할인행사를 벌이고 있다.


홈플러스 영등포점은 12일 국산배추 300통을 포기당 970원에 1인당 2포기 한정 판매했다. 13일은 총 600포기를 1인당 3포기 한정 판매하며 판매일수와 물량은 매일 조절될 예정.

이마트는 구로점을 비롯한 전 점포에서 18일까지 매일 700통을 포기당 980원에 판다. 1인당 3포기 한정.

롯데마트는 18일까지 고추 고구마 옥수수를 시중가보다 20∼70% 싸게 내놓으며 그랜드마트는 13∼19일 흙대파를 1500원, 열무는 1800원에 파는 등 신선식품을 10∼30% 할인판매 한다. LG마트는 19∼29일 사이 포장 김치 초특가전을 연다.

▽우유는 이마트, 분유 과자는 홈플러스, 기저귀는 까르푸가 유리=12일 현재 가격으로 보자면 주로 사고 싶은 물건이 무엇인지에 따라 행선지를 정할 수 있다. 우유와 치즈류를 사고 싶다면 이마트 구로점을 찾는 게 낫다. 매일ESL과 남양아인슈타인베이비 1L짜리 우유 제품이 5개 점포 중 가장 싸다. 해태슬라이스 치즈도 까르푸와 함께 싼 편에 속한다.

남양분유 사이언스나 매일 분유 1단계를 사려면 홈플러스 영등포점이 유리하다. 다른 점포보다 1000원 이상 싸기 때문. 오리온 촉촉한 초코칩 쿠키나 롯데 칙촉은 16일까지 특가행사를 벌인다. 농심 신라면의 경우 홈플러스와 이마트가, 삼양라면은 홈플러스가 가장 싸다.

기저귀 중 대한펄프의 보솜이 골드를 쓰는 아기어머니라면 까르푸 시흥점이 좋다. 72개들이를 1만6900원으로 5000∼6000원 싸게 팔기 때문. 가장 인기 있는 뉴하기스골드는 어디나 값이 똑같다.

두루마리 화장지는 홈플러스, 까르푸가 비슷하게 싸다. 농심 삼다수를 사야 한다면 까르푸를 지금 들를 일이다.

하지만 이 모든 가격 차이가 자동차 기름값보다 적을 때도 많다. 평소에 ‘주거래 쇼핑몰’을 정해놓고 포인트 카드제를 활용하는 게 알뜰 쇼핑의 비법이라는 지적은 그래서 나온다.

LG슈퍼 구로점을 찾은 김진영씨(32)는 “슈퍼마켓에 올 때마다 잊지 않고 패밀리카드를 사용한다. 일정 포인트가 적립되면 현금으로 돌려주기 때문에 슈퍼마켓 가격이 특별히 비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임숙기자 artemes@donga.com

이 기사의 취재에는 동아일보 대학생 인턴기자 양승은씨(고려대 영문학과 4년)가 참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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