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부문 ‘올해의 명장’ 선정된 송혜자씨

  • 입력 2004년 8월 12일 18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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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신 부모님을 생각하면 형편이 어려운 할머니 할아버지의 머리를 정성껏 매만지게 됩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이 12일 발표한 미용부문 ‘올해의 명장(名匠)’에 선정된 송혜자(宋惠子·62·서울 송파구 문정동 헤어아트 원장·사진)씨는 고등학교 중퇴 후 47년간 오로지 가위 하나에 매달려 지냈다.

“경북 영주시에서 중학교를 마치고 서울로 올라왔으나 성적이 떨어져 학교 가기가 어려웠어요. 마침 좋아하던 멋쟁이 고모가 미용기술학교를 나온 것을 알고 관심을 갖게 됐는데 그게 제 인생을 바꿔놓았습니다.”

송씨는 시골의 부모님을 속여 가며 받은 등록금으로 수도미용고등기술학교를 다녔고 1962년 미용사자격증을 취득해 이듬해 21세의 젊은 나이에 미용실을 개업했다.

“1993년 미용계의 월드컵으로 불리는 ‘헤어월드’ 대회 유치를 위해 독일에 갔다가 너무 힘들어 도나우강에서 자살을 할까 생각도 했죠.”

당시 대한미용사중앙회 기술분과위원장으로 유치단을 이끌고 갔던 송씨는 같은 시기에 열렸던 유럽챔피언십대회에 건강 때문에 불참한 제자를 위해 선수로 직접 참여해 캐나다를 꺾고 서울대회(1998년)를 유치했다. 그는 이 대회를 통해 한국 미용을 세계에 알리는 데 기여했다.

송씨는 유럽챔피언십(1995년) 5개 부문 입상 등 각종 국제대회에서 수상했으며 다수의 미용 관련 저서를 출간해 한국 미용의 학문적 기초를 닦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들어 송씨는 인근에 거주하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머리를 무료로 손질해주는 봉사를 하며 보람을 느끼고 있다.

산업인력공단은 송씨 외에 기계제도 분야의 황흥선(黃興善·45·미래산업 이사)씨 등 명장 21명과 기능인력 양성에 헌신해 온 우수지도자 5명, 우수사업체 3개 업체를 선정했다. 명장은 지금까지 397명, 우수지도자는 80명, 우수사업체는 51곳이 각각 뽑혔다.

명장은 정부포상과 일시장려금(2000만원), 기능장려금(매년 65만∼195만원) 등이 수여되며 우수지도자는 정부표창과 일시장려금(500만원), 우수사업체는 정부표창과 정기근로감독 3년 면제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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