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한강의 민물고기…’ 불법어로 잡고 유통경로 놓치고

  • 입력 2004년 7월 26일 17시 51분


SBS ‘세븐데이즈’는 한강 민물 고기의 오염 실태를 확인했으나 구체적인 유통 경로는 밝히지 못했다. - 사진제공 SBS
SBS ‘세븐데이즈’는 한강 민물 고기의 오염 실태를 확인했으나 구체적인 유통 경로는 밝히지 못했다. - 사진제공 SBS
한강에서 잡은 민물고기가 우리 식탁에도 오를까. 그 물고기는 안심하고 먹을 수 있을까.

SBS 시사 프로그램 ‘생방송 세븐데이즈’(일 밤 10:50)가 25일 방영한 ‘한강의 민물고기, 먹어도 되나’는 11일간의 잠복 취재로 이 같은 의문을 풀어보려 한 노작이었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은 한강 민물고기의 오염 실태는 확인했으나 유통 경로를 밝히지 못해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

취재진은 “(한강에서) 싹쓸이 불법 어로선 때문에 고기가 잡히지 않는다”는 제보를 받고 잠입 취재에 들어갔다. 오전 1∼7시 불법 어로 행위가 집중적으로 이뤄지는 서울 가양대교 상류 쪽을 지킨 결과, 어로 행위가 금지된 구역으로 배들이 드나드는 장면이나 치어도 빠져나오기 어려울 정도로 촘촘한 그물이 쳐져 있는 모습 등을 카메라에 담았다. 또 한강변에서 불법으로 잡아 올린 ‘자연산’ 민물장어를 2마리에 10만원을 주고 사기도 했다.

취재진은 한강 본류에서 잡아들인 장어, 중랑천과 안양천에서 잡은 붕어와 숭어를 분석기관에 의뢰해 납 등 중금속 오염도가 기준치를 훨씬 넘어선다는 결과를 얻었다. 그럼에도 중간 판매업자는 “어디서 잡았든 오염되기는 마찬가지다. 없어서 못 먹는다”고 말했다.

이후는 유통경로 추적. 취재진은 민물고기를 옮겨 실은 활어차를 30여분간 추격했으나 도중에서 놓쳤다. 단지 “시장에도 나가고, 다 쓰이는 데가 있다”는 중간업자의 말만 내보냈다. 프로그램 인터넷 게시판에는 “정확한 유통 경로를 밝히지 않은 채 방송을 내보내면 선량한 민물 매운탕집이 타격을 입는다”는 지적도 올라왔다.

김세건 PD는 “2년 전 제작진이 추격하던 활어차가 전복되는 사고가 있어 적극적인 취재를 하지 못했으나 빠른 시일 내에 오염된 한강 민물고기의 유통 경로를 방송하겠다”고 말했다.

이진영기자 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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