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지구 구한 도지사’ 만화책 배포 물의

  • 입력 2004년 6월 24일 19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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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속에서 외계인의 침공으로 미국 군대가 전멸하자 경기도로 파견된 비밀요원들이 경기도지사에게 비법을 배우는 장면.
만화 속에서 외계인의 침공으로 미국 군대가 전멸하자 경기도로 파견된 비밀요원들이 경기도지사에게 비법을 배우는 장면.
손학규(孫鶴圭) 경기지사가 외계인의 침공으로부터 지구를 구하는 인물로 묘사된 홍보용 만화책 ‘스타워즈 경기도의 역습’이 경기도내 31개 시군에 배포돼 말썽을 빚고 있다.

이 만화책은 지난해 말 발간됐으나 ‘50대 도지사’ 등 손 지사의 직함이 사용돼 경기도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을 받자 ‘도지사’라는 글씨를 ‘사령관’으로 바꾼 뒤 최근에 배포됐다.

경기도가 초등학생 교육자료라며 제작한 이 만화책은 환경을 오염시키기 위해 외계인이 지구를 침공했으나 ‘맑고 깨끗한 환경’을 갖춘 경기도만이 손 지사와 어린이들의 활약으로 외계인을 물리친다는 줄거리다.

이 만화책에는 ‘경기도를 얻은 자, 천하를 얻으리라’는 소제목이 붙어 있고 등장인물의 대사에도 같은 말이 나온다.

선관위 관계자는 “작년에 발간된 책자가 너무 도지사 중심으로 제작돼 있어 이를 지적했었다”며 “이번에 배포된 책도 입수해 내용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 관계자는 “어린이들에게 경기도에 사는 자긍심을 갖도록 하기 위해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제작했을 뿐 정치적 의도는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1000권이 배포된 경기도 제2청사의 관계자는 “직원들에게 나누어주고 필요한 사람들이 가져갈 수 있도록 민원실에 비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의정부=이동영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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