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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6월 4일 18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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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만씨는 1906년 일본 주재 독일대사관 무관으로 근무했던 인물. 그는 같은 해 8∼10월 조선을 여행하며 일본인 사진사 나카노라는 사람을 고용해 함경북도 성진, 서울 광화문 일대 육조거리, 부산항 등 여행경로 곳곳의 풍경을 담았다. 기증된 자료에는 이 밖에도 풍속화첩 2권, 사진앨범 등과 헤어만씨가 독일의 가족에게 보낸 편지, 엽서, 문서류 200여점이 포함돼 있다. 특히 여행 중 관찰한 내용과 감상을 적은 편지에는 당시 조선의 풍속이 상세하게 묘사돼 있어 대한제국 말 생활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슈테판씨는 친지인 재독교포 황경숙씨(화랑 운영)의 주선으로 이 사진자료들을 지난달 20일 국립민속박물관에 기증하게 됐다.
국립민속박물관 정홍진 연구관은 “그간 발굴된 1900년대 초 사진들이 적지 않지만 슈테판씨가 기증한 사진의 경우 여행시기와 경로가 명확해 사료적 가치가 높다”며 “100년 전의 독일어로 쓰인 헤어만씨의 편지가 다 번역되면 방대한 자료의 분류와 해석 작업에 가속이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립민속박물관은 헤어만씨가 한국을 방문한 지 100년째가 되는 2006년에 기증 자료의 기획 전시와 관련 학술행사 등을 개최할 계획이다.
권재현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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