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나온 클래식 DVD]소리만큼 아름다운 ‘뮤직비디오’ 映像

  • 입력 2004년 5월 31일 17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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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뚱한 오페라 가수들의 전성시대는 지났다.

‘얼짱 몸짱’ 신드롬은 전 세계의 오페라 극장에서 먼저 불기 시작했는지 모른다. 실제로 소프라노 데보라 보이트는 뚱뚱하다는 이유로 영국 코벤트 가든 오페라극장 출연을 거부당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최근 등장한 ‘예쁜’ 성악가들 중에서도 러시아 키로프(마린스키) 극장의 프리마돈나인 소프라노 안나 네트렙코(34)는 선두주자라고 할 만하다. 서구 미인과 동양 미인의 사이에 있는 듯한 그의 아름다움에 한껏 취할 수 있는 DVD가 등장했다. 도이체 그라모폰이 발매한 ‘여성 안나 네트렙코-음성(Anna Netrebko·The Woman-The Voice)’.

스튜디오나 무대에서 오페라 아리아를 부르는 모습을 편집한 영상물이 아니다. 한 마디로 마음먹고 찍은 ‘뮤직 비디오’에 가깝다. 지난해 나온 데뷔앨범에서 다섯 곡을 골라 CF나 팝 뮤직비디오를 연상시키는 듯한 감각적 영상을 덧붙였다.

구노 ‘파우스트’ 중 ‘보석의 노래’에서는 19세기와 20세기 옷차림을 오가며 외모를 꾸미는 일에 푹 빠진 여성의 모습을 연기한다. 드보르자크 ‘루살카’ 중 ‘달의 노래’에서는 달빛을 배경으로 호수를 떠다니는 꽃잎 모양의 보트 위에서 온갖 고혹적 포즈를 취한다. 모차르트 ‘돈 지오반니’ 중 ‘잔인하다니요, 그런 말 마세요’에서는 나무로 분장한 무용단이 색다른 배경으로 등장한다.

또렷하고 선명하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촉촉한 물기가 어려 있는 네트렙코의 매혹적 음성, 이에 뒤지지 않을 매력적 자태를 함께 감상할 수 있는 이색 영상물로 충분히 만족감을 준다. 메뉴에서 ‘필름보기’를 선택하면 네트렙코가 풀어놓는 ‘라이프 스토리’도 만날 수 있다.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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