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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5월 23일 17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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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아이들이 비디오를 보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한국아동학회가 펴낸 ‘아동발달백서 2001’에 따르면 비디오를 가장 많이 보는 나이 대는 만 3∼5세로, 하루 평균 27분씩 비디오를 보는 것으로 조사됐다.
만 1∼2세는 하루 평균 26분씩, 심지어 1세 미만의 갓난아이도 하루 10분씩 비디오를 봤다.
수치상으로 크게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문제는 부모의 무관심과 과도한 영상매체 노출로 일부 아이들이 ‘비디오증후군’을 나타내고 있다는 것이다. 만 3세까지 뇌가 활발하게 발달하는 시기에 TV나 비디오를 통한 수동적 자극에만 익숙해져 뇌가 균형 있게 발달하지 못한 결과다. 부모와의 애착이 잘 형성되지 않아 자폐아와 유사한 행동을 하게 되는 반응성 애착장애, 비특이성 자폐증, 발달성 언어장애 등의 증상을 보인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비디오 증후군의 예방을 위해서는 TV와 비디오를 보여주는 시간을 최소화하고 부모 자녀간 적극적 상호작용을 늘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러나 사설 교육연구소 ‘마나모로’ 신혜원 원장은 “내용선정을 잘 한다면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2세 아이에게는 잠자기 이닦기 우유먹기 등 일상생활과 관련된 내용을 담은 것이나 엄마 아빠의 결혼비디오, 할아버지 생신잔치 등 실제인물이 등장하는 것이 좋다. CF같이 자극적인 화면은 오랜 시간 보여주지 않는다.
4세 아이에게는 수준에 맞는 동화비디오가 좋다. 광고와 같은 강한 소리와 현란한 화면으로 이뤄진 학습용 비디오는 아이의 생각하는 능력을 멈추게 하므로 조심해야한다.
항상 엄마와 아이가 함께 보면서 이야기를 나눈다. 아이는 수동적으로 화면을 보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생각하는 능력을 발휘한다. 동화책처럼 좋아하는 비디오는 반복해 보여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비영리 어린이 비디오 리뷰 사이트 ‘아하네’(www.ahane.co.kr) 김정은 대표는 “엄마와 아이가 책이나 비디오를 활용해 훨씬 알찬 시간을 보낼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냥 ‘보는 비디오’가 아니라 ‘가지고 노는 비디오’로 만들어보라고 권한다. 예를 들면 등장인물이나 사물 그림을 그려 손가락 인형이나 가면 및 입체물 만들기를 해 본다. 아이들도 좋아하고 비디오 증후군을 예방할 수도 있다.
최근에는 아예 부모와 아이의 상호작용을 유발할 수 있도록 제작된 비디오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김진경기자 kjk9@donga.com
|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비디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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